상장머체와 함덕의 위기
함덕 고두물에서는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른다. 가뭄이 들 때도 수량이 조금 줄어들 뿐 마르는 일은 없다. 여름에는 서늘한 기운이 겨울의 기억을 흘려보낸다. 작은 개울이었을 수로는 석축 하여 잘 정비되어 있다. 고두물에서 함덕 해변까지는 수백 미터에 이른다. 몸길이 10cn정도로 보이는 치어들 수백 마리가 한 몸처럼 방향을 요리조리 바꾸며 유영한다. 먹이를 차지하는데 불리함 보다. 모여서 안전함을 추구하는 것은 아프리카의 누떼와 같을 것이다.
조금 더 성장하면 깊고 광활한 바다로 나아갈 것이다.
함덕해변에 맑은 물이 솟구치는 용천수(담수)가 위기를 맞고 있다. 용천수는 지하수인데 빗물이 지하수로 저장되고 지하수가 함덕 해안으로 흐른다. 여름에 차가운 물이 솟아나며 해변 수질을 깨끗하게 유지시켜 준다. 이 지하수를 만드는 곳이 함덕에서 대흘 2리 방향으로 올라가면 펼쳐지는 상장머체라 불리는 곶자왈과 밭들이다. 이곳은 폭우가 며칠씩 내려도 흐르는 물이 없이 침투된다. 공극률이 큰 잔돌이 많은 곳이다. 이곳이 개발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된다고 한다. 무슨 까닭인지 의구심이 든다. 상장머체를 지키는 것은 아름다운 함덕을 지키는 것이라며, 많은 함덕 주민들이 외치고 있으나, 그 소리들은 탐욕의 폭풍에 묻히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생명이 위태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