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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계단

by 시인의 정원


싸늘한 바람이 맴도는 날이었다. 제주시 조천읍 중산간에 위치한 타운하우스이다. 바다가 잘 보이는 곳이다. 바다가 보이면 바람이 세다. 덕분에 맑은 공기는 덤이다.


돌계단을 시공했다. 현무암 각 돌을 함마드릴로 깎아 계단석을 만든다. 돌 크기가 조금씩 다르므로 흙 깊이를 조절하여 높이를 맞춘다. 돌이 잘 고정되어 밟아도 움직이지 않게 중 망치로 흙을 다져준다. 투박한 질감이어도 자연스러운 느낌이 좋다. 정원과 어울린다. 계단이 높아서 무릎에 부담이 된다고 하여 수정하였다. 편안히 딛고 오를 수 있도록 두 계단을 더 쌓고 기존의 높은 계단을 낮추었다. 천천히 오르내리며 편안함을 갖기를 바란다.


계단 돌 깎느라 어려운 자세를 버텨준 허리와 다리, 근력을 아끼지 않은 팔과 손들에 고마움을 전한다. 한 몸으로 해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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