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목 동박새과의 조류. 길이 12cm 내외의 텃새, 동백꽃 꿀, 매화꽃 꿀, 곤충을 먹이로 한다. 무리 지어 산다. 혼자 다니는 경우를 본 적 없다. 두 마리에서 대여섯 마리 정도가 동백나무 사이를 오갔다. 작고 약한 새의 본능은 경계심이다. 동백꽃에 머리를 들이밀고 꿀을 빨다가 작은 소리에,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을 의식한다. 여차하면 날아서 도망갈 태세다. 동백꽃은 동박새로 인해 수정에 이른다. 동박새가 다녀간 꽃은 떨어질 것이다. 동백꽃은 꿀을 아주 조금만 머금고 있음으로 동박새가 부지런히 꽃들을 수정하게 할 것이다. 적어도 아주 맛난 꿀을 품고.
동박새는
가벼운 깃털 옷 입고 잔가지에 앉았다
꽃부리를 닮아 꿀처럼 휘어졌다
흰 마스카라 곱게 칠하고
겨우내 기다린 꽃들의 웃음소리와
유혹의 편지를 배달한다
꽃수레 타고 떠날 님
발등에 송이 눈물 떨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