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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보리수꽃

by 시인의 정원

사월에 꽃을 달고 유월에 빨간 열매를 맺는 왕보리수꽃이다. 대개 식물에 '왕'자가 붙으면 큰 열매가 달린다는 뜻이다. 어디까지나 야생 보리수 보다 몇 배 클 뿐이다. 자두나 복숭아 크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새끼손톱만 한 열매 일 뿐이다. 줌을 따 먹어도 배부르지는 않다는 말이다. 어떤 이가 보리수 열매 크기를 물어본다. 앵두보다 조금 크다고 했다. '왕'자가 들어갔으니 더 큰 것 아니냐고 물었다. 야생보다 조금 더 클 뿐 배부르게 먹는 과일은 아니라 했다. 보리수는 관상용으로, 추억으로 키우는 나무라고 말해 주었다. 그는 조금 실망한 표정이 되었다. 그는 사과나무나 배나무를 심는 게 좋을 것 같다.


연노랑 작은 꽃들이 나뭇잎 사이에 가득하다. 꽃과 열매는 전혀 닮지 않았다. 열매의 크기나 모양에 대해 어떤 실마리도 주지 않는다. 다만 꽃이 피고 지므로 제 역할을 다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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