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 향기에 머물다
감귤창고였다
돌창고는
감귤나무의 기억을
언제쯤 놓았을까
해진 지붕을 깁고
새는 벽에
닳은 손금을 덧 발라도
거미줄 엮은 틈은
비었다
노란 파도가 흔들리는
눈동자를 붙잡고
속삭인다
차가운 바람도
되돌아갈 순 없다고
저기 서 있는,
앉지 못하는
돌 창고가
빛바랜 나무상자를
추억한다
<섬, 사람> 출간작가
제주의 풀, 꽃, 나무를 소재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내밀한 세계와 삶을 내용으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