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원하면
온갖 봄꽃들에 백목련의 낙화는 잊혀 갈 무렵 노란 목련이 피었다. 목련이라곤 백목련, 산목련, 자목련 세 가지밖에 모르던 때가 있었다. 어느 날 지인에게 들었다. 노란 목련을 육지 어디선가 보았다고. 정말 그런 꽃이 있냐고, 그곳이 어디냐고 물었다. 경기도 어디쯤인데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잘 생각해 보라고 채근해도 몇 년 지난 기억이라는 게 하나의 인상적인 부분만을 기억하지 지나치며 본 것을 위치까지 기억할 수는 없는 일이다. 어디라고 알려주면 찾아가기라도 할 태세였다. 희귀한 식물을 모으는 취미가 지나친 시기였다. 그런 게 있기나 할까? 하는 의심을 품은 채 서랍에 넣고 잊은 편지처럼 수년이 지났다. 우연인 듯 눈에 띈 노란 목련, 나는 그것을 얻기 위해 바로 전화를 걸었다. 너무 쉽게 그 식물은 내게로 와 주었고, 봄마다 노란 꽃 몇 송이를 피워낸다. 처음 꽃을 보았을 때의 감흥은 엔도르핀, 도파민등을 마구 분출시켰다. 그러기를 몇 번이 지나니 옅어진 감동이지만, 여전히 봄 한 자락 차지하고 있음을 감사히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