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 피는 오월에

뻐꾸기도 돌아왔다

by 시인의 정원


해풍을 맞으며 피는 꽃이다. 줄기와 가시와 꽃도 장미를 닮았다. 향기를 맡아본다. 숨을 잠시 멈추고 코를 들이밀었다. 들숨에 뿌려지는 내음은 장미향 같기도 하고, 모란향도 비슷하다. 과하지 않으면서 귀티가 나는, 원숙한 여인의 향기라고 할까. 해당화 하면 고향 생각이 나고 엄마 생각이 나는 게 보통이다. 나는 해당화를 기다렸다. 지성과 미모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강인함까지 지닌 귀부인의 품성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때마침 해당화를 보러 온 손님이 있다. 오월을 완성하는 고운 목소리. 올해는 5. 10. 에 긴 여정을 풀었다. "동아프리카는 잘 있나?" "뻐꾹뻐꾹" 잘 있다고 대답한다. 좀처럼 얼굴을 보여 주지 않고 목소리만 들려준다. 해당화 향기와 뻐꾸기 노래로 가득 찬 오월의 정원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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