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에 못 보던 꽃이 떨어져 있었다. 어디선가 본 듯하면서도 생각은 나지 않았다. 감꽃과 비슷한데 아니다. 연미색 꽃잎 다섯 장 안에 달린 까만 깨소금 같은 술들. 바람에 날려 왔어도 멀지 않을 것이다. 이 꽃을 피워 낸 나무가. 어디 있을까. 땅만 보던 눈을 들었다. 울창해진 나무들 사이로 하늘이 있었다. 거기 그대로. 한 번도 같지 않았다. 같다고 생각했을 뿐.
줄지어 선 나무 가지에 꽃들이 모였다. 줄기였다. 넝쿨이었다. 나무를 애착하는 괭이였다. 뒤꿈치를 드는 꼬마였다.
한 몸이길 바랐다. 좋든 싫든, 갈빛 사랑이 익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