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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 중순의 폭염

소슬바람을 기다리며

by 시인의 정원

문자가 왔다

추석이 낼모레인데

폭염특보

습하고 더운 공기는 가시질 않는다


구름 덮인 땅은 어둑한데

달뜬 나무들이 소란하다


후드득 내리다 만 빗방울에

감질난 화분들이 아우성이다


물을 줘야 하나

꽃범이 연분홍 꼬리를 줄줄이 세웠다


땅에 뿌리내린 식물들은 싱그럽고

화분에 갇힌 나무는 풀 죽어 있다


이제 그만했으면 내려놓아도 좋으련만


영문 모르는 모기떼는 제 세상 만난 듯

빨대 세우고 달려든다


싸늘한 바람이 그리울 줄이야


다행이다

오름 넘어 가을이 있어서


그대 돌아오는 날에

설운 마음으로 의식을 치르듯

잠잠히 안아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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