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성초(약모밀)
생각이 실체가 된다는 것을 믿는가? 시간의 차이는 있고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좋은 생각이든 나쁜 생각이든 현실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식물을 키우면서 이런 일은 자주 있다.
어떤 식물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 식물을 관심 있게 볼 것이고 기회가 닿으면 구입하거나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언젠가 약모밀은 탈모에 효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나는 약모밀을 본 적은 없었다.
어느 날부터 하얀 꽃이 보였다. 몇 개의 예쁜 꽃이 정원 가장자리에 자리 잡았다. 이게 웬일이야? 이 식물을 알아보니 약모밀이라고도 하는 어성초였다. 물고기 비린내가 난다고 해서 어성초라 한다. 어성초를 만지거나 뽑으면 비린내가 강하게 난다. 피 냄새 같기도 하다.
해가 갈수록 번식이 너무 잘 되었다. 캐내어도 작은 뿌리가 남아서 다시 자라고 씨가 날려 퍼지기도 하였다. 약재를 위해 대량재배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들이지 않거나 보이는 즉시 제거하는 편이 좋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난 이 식물을 심지 않았다. 오래전에 관심을 가진 적은 있다. 그 생각이 현실에 이루어진 것일까? 제주에 어성초가 그리 흔한 식물이 아니다. 재배지는 물론 키우는 정원도 못봤다. 대체 어디서 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