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래 목장이다. 자주 지나는 길이다. 후박나무 가로수 사이로 힐끗 바라보면 늘 비어 있었다. 초원의 주인공들이 한가롭다. 잘 관리된 목초지에 깃든 노을도 흰 말들을 반긴다. 마침 지나던 구름은 키 큰 숲너머로 그림을 완성한다. 신호등에 정지한 한 사람이 엿본다.
대부분의 순간들은 스치고 지나 기억하지 못한다. 뜻밖에 만나는 한 장면이 뇌리에 깊이 새겨질 때도 있다. 말들의 생애를 알지 못하나, 이 순간만큼은 초원에서 행복하기를.
<섬, 사람> 출간작가
제주의 풀, 꽃, 나무를 소재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내밀한 세계와 삶을 내용으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