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입니다
저는 장수말벌이 아니에요
아무나 까닭 없이 공격하지 않아요
집단생활 하면서 떼 지어 습격하지도 않아요
열심히 꿀을 모아요
꿀벌을 헤치지 도 않아요
작은 흙집 짓고 소박하게 살아요
자세히 보세요
다르게 생겼잖아요
말벌이라고 다 같은 말벌이 아니에요
한국에 서식하는 말벌의 종류는 5 속 30종이 있다고 합니다. 사진은 국내 서식하는 9종의 쌍살벌 중 하나인 것 같은데 네이버 검색으로는 같은 사진을 찾을 수 없네요. 쌍살벌은 돌, 나무에 나무조각, 종이를 침에 묻혀 집을 짓는다고 하는데 이 벌은 흙에 침을 버무려 돌에 집을 지었습니다. 다른 쌍살벌과 등 무늬가 다르고 허리가 유난히 길고 가늘었습니다.
어떤 이미지에 대한 생각은 하나의 관념으로 고정되기 쉽습니다. 말벌 하면 대개 하나의 이미지를 떠올리지요. 벌초하러 갔다가 말벌에 쏘여 사망했다는 뉴스 같은 자극적인 이미지입니다. 도심 집 처마에 말벌집이 커다랗게 지어져서 퇴치하였다는 뉴스도 기억합니다.
무덤주위에는 땅속에 사는 장수말벌일 가능성이 높고 도심 집에 동그란 말벌집은 쌍살벌집이지요. 장수말벌은 그 덩치의 크기와 비례하여 독침도 무시무시합니다. 저도 벌초 대행 갔다가 장수말벌(추정)에 손등을 세 군데나 쏘였습니다. 심하게 따갑고 가려웠는데 비상약도 없었는지라 쑥을 뜯어 비벼서 환부에 눌러 치료하고 일을 마쳤지요. 며칠 붓고 아프기는 했으나 큰 일이라 생각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체질에 따라서 큰 위험상황이 될 수도 있으니 잘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호흡곤란이나 전신이 가렵고 붓는다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합니다.
생각지 않게 말벌을 마주치면 너무 겁에 질려 말벌의 주의를 끌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자연스럽게 천천히 뒷걸음질하거나 앞으로 진행하여 벗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해치려 하지 않으면 대개의 말벌은 자기 일에 집중할 테니까요.
그래도 달려들면 어쩌죠?
도망가도 말벌이 더 빠르고, 웅크려도 말벌이 공격을 결심한 이상 결국 쏘입니다.
싸워야지요.
손바닥 펴고 빠르게 스매싱.
제가 해 본 방법입니다.
의외로 말벌은 곡예비행이 느립니다. 자신의 독침을 믿기 때문에 나비 같은 현란한 비행이 필요 없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손바닥 스매싱이 어렵지 않습니다.
손에 닿는 순간 쏘이지도 않습니다.
사람 따라 못할 수도 있지만 효과적이기도 합니다.
겁만 먹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드루와~ 드루와~
상대할 말벌이 떼라면?
말벌집을 건드린 거지요.
무조건 도망쳐야지요. 팔을 휘두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