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국그릇하나 동백나무 밑에 놓아두었다. 삽수를 물 올림 할 때 요긴하다. 빗물이 고였다. 목마른 하늘소 두 마리가 빠졌다. 한 마리는 빠진 지 오래됐는지 숨을 멈추었고 한 마리는 건져내니 꿈틀거렸다. 죽다 살았다. 목말라서 앞 뒤 안 가리고 뛰어든 하늘소 두 마리는 그렇게 생과 사가 갈렸다.
사위가 어둑해지고 난 뒤 소파에 앉았다. 구해준 하늘소와 똑같이 생긴 하늘소가 다가왔다. 문을 열고 숲에 돌려보냈다. 잠시 후 또 보인다. 하늘소가 소파에 올랐다. 더 지켜보았다. 바지를 붙잡고 허벅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