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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길 Jun 15. 2024

개망초(亡草)

세상일들은 모두 흔들린다.

바람이 일지 않아도

자석에 끌리듯 흔들린다    

 

어제의 일에 흔들렸고

오늘의 일에 흔들리고

내일의 일도 오늘의 

연장처럼 흔들릴 것 같다

   

아마도 

흔들린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표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흔들리고 있는 자는 

오히려 자신이 왜 흔들리고 있는지 모른다

  

때에 따라서는

보아 달라는 바램으로 

스스로 흔들릴 수도 있고     


스스로 붙잡아 매어 

흔들리지 않으려

애를 쓰지만

손이 닿지 않는 환경은

태풍에 휩쓸리듯 꺾이고 만다  

   

고귀한 삶은

흔들리지 않는 게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단단한 자태를 잃지 않는 것이다   

  

미움은 스스로 미운 짓을 하여 

주변의 눈치를 받는 것인데

아무 말 없이 가만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이에게는 미움으로 비칠 수 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놈이

자신의 잘 못을 읽지 않고

돌부리가 하필 왜 거기에 있었냐고

분풀이 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그 어느 생명도

멸시받고, 미움 받으러

태어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느곳, 어디에서나 햇빛을 누리며

푸르게, 더 튼튼하게 자라고 싶고

예쁜 꽃을 피우고 싶을 것이다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서러운 일이다

특히나 환경이 생명의 위에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예쁜 꽃을 피우는 연꽃처럼

사람을 포함하여 살아있는 생명은

속해있는 환경에서 고독하게 싸워

스스로의 뜻을 펼쳐 나가는 생명도 있다 

    

또한, 자신이 잘 모르는 일이나

판단이 되지 않는 일에도

주위의 주장에 섞여 

자신을 못 보는 일도 있다    

 

자신이 모르는 일이면, 

알더라도

확실하지 않는 일이면  

누구라도 침묵해야 한다

겉핥기 식의 지식은 오히려

자신을 갉아 먹을 수 있다  

   

자신이 속해있는 환경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제어되지 못하고 생각하지도 못한 곳으로

길들여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디에서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이

그 방향으로 꼭 되어 지지는 않을 것이나,

자신이 아무리 노력하고 현실을 직시하더라도

자신의 능력 밖의 일로 되어 가버리는 수가 많다.    

  

[개망초 : 유월 들판]


개망초,

망초에다가 욕의 개념을 지닌 “개”

고생을 개고생이라 칭하듯이

사람들은 개망초라고 부른다     


유월 들판에 

어쩌면 눈이 휘날리듯

하얗게 흔들리며

미움 받는 꽃이다.   

 

어떤 이는 나라가 망할 무렵(경술국치)에 들어와

짧은 시간에 온 나라를 지배 했다고 하여

망초(亡草)라고 하였다하고    

 

어떤 이는 온 밭에 돋아난 잡초를 

빼어 내도, 빼어 내도

또 생겨난다고

이 망할 잡초라고 하여 망초라고 했다고 하네     


근데,

다정다감한 그대 마음, 

가까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게하고,

멀리 있는 사람을 가까이 오게 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하지  

 

다가가서 보면,

계란을 푸라이 한 것처럼

꽃의 가운데는 노랗게 되어 있고

밖으로는 흰자로 둘러싸여 있어

계란꽃이라고도 한다네     


너희들은 

망초처럼 그렇게 끊임없이 살려고 

노력을 해본 적이 있는가.   

  

간간히 지나는 바람에

마음을 실어 따스하게 스며든 적이 있는가     


가벼운 미소로

그대들에게 다가갔을 때

고운 마음으로 반겨 준 적 있는가  

   

아무리 척박한 환경에서도

꿋꿋이 뿌리내려

하얀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린 적이 있는가     


고향에 다가가는 철길 주위에 나란히 서서

아득한 옛날을 회상시켜 주는,     


말없이 기다리고 있는

엄마의 마음으로

앞마당에도, 

남새밭에도 피어

주인을 기다리는 

마음을      


그대,

또한 

알기나 하련가.    


       

※ 망초(亡草:Canadian horseweed: 풀 우거질 '망(莽)'자를 써서 망초(莽草)라 하기도 함.)

       - 혈당강하, 건위, 소화 관련 한방제제로도 사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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