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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그리움

by 물길


목련-2.png



엄마,

내가 심은 목련이

처음으로 꽃을 피웠나이다.


하얗게 피어난 꽃잎 사이로

흰 치마 저고리를 입고 오시던

엄마의 모습이

이슬처럼 빛나고 있었나이다.


무더운 여름날,

목련잎은 꽃잎보다 더 크게 자라

성긴 이 마음을

포근히 감싸주더이다.


석양에 물든 커다란 잎이

어느새 단단해져

대나무가지 회초리처럼

엄마의 곧은 가르침처럼,

툭 떨어져 가더이다.


겨울 정원에

핏기 없는 나무는

애잔한 그리움을 품고

애처로이 떨고 있더이다.


그리고

지금


목련은 봉오리를 더욱 키우며

작년보다 더 넉넉한 꽃으로

엄마의 미소를 닮아

내게로 오고 있나이다.



목련-3.png [울 엄마 치마 저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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