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심은 목련이
처음으로 꽃을 피웠나이다.
하얗게 피어난 꽃잎 사이로
흰 치마 저고리를 입고 오시던
엄마의 모습이
이슬처럼 빛나고 있었나이다.
무더운 여름날,
목련잎은 꽃잎보다 더 크게 자라
성긴 이 마음을
포근히 감싸주더이다.
석양에 물든 커다란 잎이
어느새 단단해져
대나무가지 회초리처럼
엄마의 곧은 가르침처럼,
툭 떨어져 가더이다.
겨울 정원에
핏기 없는 나무는
애잔한 그리움을 품고
애처로이 떨고 있더이다.
그리고
지금
목련은 봉오리를 더욱 키우며
작년보다 더 넉넉한 꽃으로
엄마의 미소를 닮아
내게로 오고 있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