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순이 땅을 밀어 올릴 때
햇살은 따스한 입김을 불어주고
꽃봉오리는 설레며 피어날 준비를 한다.
내 정원의 튜울립, 덩굴장미,
병꽃나무, 수선화들도
어제보다 더 힘차게, 더 예쁘게
봄을 향해 손짓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찾아온
초대장 없는 손님
엉킨 미련인가,
풀지 못한 심술인가.
막 태어난 아가들,
찬 기운에 움츠러들고
하얀 파도 속에 작은 울음을 삼킨다.
손주가 처음 세상을 만난 듯
설렘과 놀라움이 가득한 순간
체면 가린 불청객이라니.
하지만, 봄은 온다.
눈이 녹으면 더 단단해질 뿌리,
더 환히 피어날 꽃들
3월의 눈조차
머물지 못할
따스한 봄이 오고 있다.
[3월 눈은 봄을 훔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