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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눈

by 물길

새순이 땅을 밀어 올릴 때

햇살은 따스한 입김을 불어주고

꽃봉오리는 설레며 피어날 준비를 한다.


내 정원의 튜울립, 덩굴장미,

병꽃나무, 수선화들도

어제보다 더 힘차게, 더 예쁘게

봄을 향해 손짓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찾아온

초대장 없는 손님

엉킨 미련인가,

풀지 못한 심술인가.


막 태어난 아가들,

찬 기운에 움츠러들고

하얀 파도 속에 작은 울음을 삼킨다.


손주가 처음 세상을 만난 듯

설렘과 놀라움이 가득한 순간

체면 가린 불청객이라니.


하지만, 봄은 온다.

눈이 녹으면 더 단단해질 뿌리,

더 환히 피어날 꽃들


3월의 눈조차

머물지 못할

따스한 봄이 오고 있다.


눈-2.png

[3월 눈은 봄을 훔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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