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노을, 이쁜 꽃]
차가운 새벽
우산 위로 톡톡,
비가 조용히 노크한다.
“밤새 별일 없었니?”
안부처럼 들리다가,
“이 얼어붙은 마음, 받아 줄래?”
애원처럼 스며든다.
잎새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신호등의 붉은 눈동자도
덜 깬 꿈처럼 껌뻑인다.
산을 오를수록 굵어지는 빗줄기.
“왜 사람들은 이리 무뚝뚝할까?”
새벽비는 느닷없이 시비를 건다.
그 사람도 이렇게
내게 다가왔을까.
말은 못하고, 빗물이 되어
천천히 스며들었을까.
새벽비는 웃음 반, 조롱 반,
장난처럼 나를 적신다.
마치 돌아갈 길도 없는 사랑처럼.
[맑은 내일을 기다림]
[평온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