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여인]
겨우내 앙상한 나체로 서서
차가운 바람에
그렇게도 애를 태웠는데
눈 깜빡할 사이
아가의 숨결 같은
향기가 나더니만
며칠 전부터
뾰족한 입술로 말을 걸더니
오늘은 고운 햇살 등에 지고
화사한 여인으로 내게 다가섰다.
아침의 저 미소가
힘겨운 일들을 모두 녹여 버리는데
나에게도 저렇게 피어오르던
시절이 있었을까
언제였을까
기억의 책장을 더듬어
책갈피를 꽂아두고
돌아가지 못할 페이지라도
매일 매일
열어보고 싶다.
[나의 테라스]
[언제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