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길 Aug 12. 2022

죄수의 딜레마*

단 한 번의 의사 결정으로 우리는 어떠한 결과들을 맞을 수 있을까.

죄수의 딜레마로부터 우리가 어떠한 생각을, 어떤 판단을 할 수 있을까? 동일 혐의로 잡혀 온 죄수 두 사람에 대해서 한 번의 결정을 하라고 한다.     

첫째, 두 사람 모두 묵비권을 행사할 경우에는 증거 불충분으로 형기를 1년으로 한다.

둘째, 두 사람 모두 자백하면 형기는 5년이다.

셋째, 상대가 묵비권을 행사하고 내가 자백하면 나는 석방, 상대는 10년 형으로 한다.


[죄수의 딜레마(프랑스), 2015]

모두 낮은 형기를 바랄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묵비권을 행사하면 1년만 살면 된다. 이것에 대한 믿음, 혹은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제일 나은 방법이 된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속에는 혹시, 아니라 실제로, 내가 자백을 하면 나는 풀려나고 상대방은 10년을 산다. 이것이 개인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래 빨리 상대방이 자백하기 전에 내가 먼저 자백하고 풀려나자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상대방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면 내가 10년을 살아야 한다는 억울한 생각을 하게 되고, 상대방을 믿을 수 있을까에 아주 큰 고민을 한다. 그리고, 혹시 나만 혼자 10년을 사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머리에 가득 찬다. 


또, 내가 왜 저 죄수의 형기를 단축해 주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결국은, 1년 만에 끝낼 수 있는 조건이 있는 데도, 두 사람 모두 자백하고 5년 형을 받을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주지할 수 있다. 

이 게임은 비단, 죄수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며, 우리도 살아가면서 이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여건에 처할 수도 있다. 


아이의 교육 문제, 나의 취직이나 이직 문제, 사랑의 문제, 직장 상하관계의 문제 등 많은 부분에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살아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사는 것이 최소한의 손해로 살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 아무리 노력해 봐도 전체의 이득이 최대화되지는 못한다. 나의 행동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어서 나 혼자 최대의 이익을 가질 수가 없다.      


이러한 상황을 협조와 배신으로 엮어보면, 내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이 먼저 배신을 하지 않는 것이다. 첫째 사항에서도 내가 굳건히 나를 지키고 있으면, 상대방의 의견에 관계하지 않고, 모두 형기를 1년에 마칠 수가 있다. 셋째 사항에서도 내가 배신을 하지 않으면 짧은 형기로 마칠 수가 있다. 결국 상대방을 믿을 수 없기에 5년의 형기를 살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우선 협조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면 상대방도 계속 협조할 것이고, 상대방이 배신한다면 나도 생각을 바꿔야 zero sum에 가까워져 이익도 손해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임이다. 그러다 상대가 협조로 돌아오면 포용성을 발휘하여 맞아들이는 것이 이 게임의 결론이 될 수 있다.     


사람을 믿는가 안 믿는가가 문제가 아니고, 이 게임에서 우리는 자신의 것만 주장하면 오히려 많은 것은 손해 볼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꼭 배신이나 협조의 말을 쓰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 게임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

* 내쉬 균형(John Forbes Nash Jr.: 수학자 ): 존 내쉬가 20세 때 발표한 내용, 현재에는 경제적 이론으로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음     

작가의 이전글 언제라도 꽃을 보러 가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