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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길 Sep 08. 2022

생명은 계절 따라



계절은 생명의 활동 상황과 맞닿아 있다. 이 말은 계절에 따라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계절을 말할 때 거의 자동적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서로 말하게 된다. 누가 여름, 가을, 겨울, 봄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틀린 말일까? 겨울이 없는 적도 지방에서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말하고 있을까? 근데 우리에게는 7월의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얼핏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우리의 계절과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일 텐데 우리에게는 낮선 감이 있다.


나는 생명체를 연구하면서 계절과의 연관성에 대하여 정리해 보고 싶었다. 생명은 계절 따라, 혹은 계절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생명의 진화]


이 그래프는 생명체의 일대기를 나타내는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특히 생명체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기본적인 설명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인생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태어나서 사회적으로 성장하여 정상의 맛을 보다가 점점 약해져가는 것으로 대입할 수 있다. 적응기는 태어나 고등학교까지의 과정을, 성장기는 사회생활이 시작되는 대학부터 직장 생활 또는 사업이 뿌리내리는 시기로, 정상기는 모든 일의 정상에서 “내가 해냈고 이 자리가 바로 나의 자리”라고 쾌재를 부르며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시기, 정말로 나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투자하고 이루어 낸 시기이며, 쇠퇴기는 차츰 자신의 뜻대로는 잘되지 않는, 정상기에서 대비하지 못한 어리석음으로, 또한 사회적 환경으로, 또는, 자신의 건강으로 하향 커브를 그리는 시기로 볼 수 있다. 


생명체로 볼 경우에는 처음 태어나서 환경에 적응하는 시기이다. 어디에서 태어나든 상관없이 자신이 살아가는데 무엇이 필요한가를 챙기며 준비하는 단계이다. 성장기는 적응이 끝나면 아주 무서운 속도로 개체수가 증가하는 시기로 무서움 없이 자라는 시기이다. 정상기는 최고조에 도달하여 성장과 죽음이 공존하는 시기이다. 더 이상 성장을 못하는 시기이나 최고의 생명 개체수를 유지하는 시기이다. 쇠퇴기는 생명의 성장이 멈추고 차츰 사멸의 시기에 들어가는 때이다. 이 네 가지의 시기를 사계절에 견주어보면, 자연스럽게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면, 우리의 인생에서 봄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 시기가 되는가?

바로 원단의 새해가 깔끔히 떠오르듯이, 우리는 준비해야하는 시기로 머리에 자리 잡을 것이다. 그래서 계절을 말할 때 봄이 먼저 와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생각이다.


봄은 정겨운 대신에 무지하게 바빠야 하는 시기인데, 인생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해야 하는가를 결정해야하고, 어떻게 도전하면 효율적일 것인가, 나는 봄을 위해 준비한 것이 무엇인가를 점검해야한다. 나는 무엇을 가장 잘하고 잘할 수 있는가를 실행에 옮길 준비를 찬찬히 하는 것이 될 것이다. 또한 내가 여름에 대비하여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시기이다.       


여름은 모든 생명체를 아주 빠르게 성장시키는 계절이다. 이때 청년은 주위 쳐다볼 것 없이 집중하고 무조건 달리는 시기이다. 본인이 가진 것은 모두 투자해서 성장하는, 해야 하는 시기이다. 주위의 모든 생명체가 하루 자고 나면 달라져 있듯이 달려야 한다. 그래서 여름은 덥다고 지쳐있을 수 없는 계절이 된다. 봄에서 준비한 대로 달려 뜻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하는 시기가 된다. 물론 성장하는 데는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운 계절이며, 움직이기도 힘든 계절에다, 숱한 질병이 둘러싸고 있고, 변명처럼 많이 앓을 수도 있는 시기와 중복된다. 누구이든 이 시기에서 성장하지 못하면, 또 다른 봄을 기다려야 하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시기일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성장하려면 에너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생각이 될 것이다. 그래서 봄에 준비를 잘 해야 된다는 것이다. 더욱이나 이 시기는 혼자만 앞을 보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해야 한다는 큰 명제가 따른다. 경쟁은 나를 퇴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를 선택해 주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의 최대의 조건은 공평한 경쟁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진리로 봐야 한다. 또한, 제한돼 있는 테두리 내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외롭고 쓸쓸하고 자신의 한계에 부딪힐 수 있는 시기도 될 수 있다.     


가을은 평화스러운 계절이기는 하고, 경쟁을 뚫고 정상에 도달한 이 시기에는 정상(頂上)을 차지한 자신만의 쾌재를 부를 수 있는 시기이다. 그러나 이 시기는 길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생명체를 예를 들면, 성장 시기에 서로 경쟁하며 영양분을 서로 소모하며 정상기에 도달하였기 때문에 영양분, 산소, 그리고, 서로가 살기 위하여 독을 분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살아남는 시기는 오래가지 못할 수밖에 없다. 우리 인간 사회도 정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모든 옳지 못한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보아왔고, 그 현실들이 눈앞에 보이고 있다. 그래서 정상기에서는 배려하며 살아야하는 것을 일깨울 수 있다. 제한된 자리에 서로 밀쳐내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 시기는 짧을 수밖에 없는 사실은 누구나 인지해야하는 사실임에 틀림없다.     


겨울을 정리하는 단계로 일생을 살아오면서 뒤돌아보고 정산(精算) 하는 시기이다. 잘 못한 것이 있으면 찾아가 용서를 구하기도 하고, 남은 것이 있으면 내가 사는 동안에 키워 준 사회에 헌납하기도 하고, 아는 것이 있으면 재능 봉사도 하고, 어지러운 세상에 어른으로서 해야 할 일도 하여 성장기에 도달할 젊은이들도 챙겨 보기도하고, 늘어나는 수명에 따라 운동도 열심히 하며, 집안에서 대장 역할보다는 거리의 파수꾼이 되는 것이 훨씬 어른다운 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계절은 그냥 흘러가게 두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계획 하에 계절과 함께하는 것이 삶의 한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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