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와 UX란 무엇이었단 말인가?
사람이 경험하는걸 대체 어떻게 구현해야하는가?
미국을 대표하는 오렌지쥬스를 만드는 회사 트로피카나는 2008년 Arnell이라는 유명 광고 대행사에 자사의 리브랜딩을 의뢰한다. 5개월을 들여 새로운 디자인을 제작하고 런칭하는데 쓴 마케팅 비용은 총 3500만 달러 (약 427억원).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 리브랜딩은 대표적인 리브랜딩 실패사례에 손꼽힐 정도로 최악의 평가를 듣고만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기존 트로피카나의 이미지와 동떨어져서 사람들이 주스라고 인식하지 못한것. 바뀐 뒤 디자인은 대각선으로 둬야 진가를 발휘하는데, 어느 마트도 대각선으로 진열하지 않는다. 두번째는 상품 정보를 알기 힘들다는 것. 타이포그래피로 "오렌지"를 표현하는 신 디자인보다, 구 디자인의 오렌지 "사진"이 훨씬 오렌지 주스 답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구 디자인은 빨대를 통해 생과일 주스라는 느낌을 선사했는데 신형은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한다.
UI는 시스템, 제작하는 사람 관점, UX는 사용자 관점으로 계속 설명되었다. 어느 관점도 다 중요한 관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만드는 입장에서는 자신의 상품의 아이덴티티가 되는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UI를 제작해야 하고, 사용자 관점에서 어느 점이 편리한지 알아내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UX를 짜야만한다. 트로피카나의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비싼 디자인을 한다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들이 그것의 가치를 '알 수 있게' 유도를 했어야만 했다.
제로베이스에서 1주차에 가르친 것은 이론이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걸 알아야, UI UX를 이해할 수 있으니까. 대학에서도 이부분을 가르칠 때는 역사부터 해도 그리 길게 가르치진 않을 것이다. 문화 콘텐츠 수업만 들었을 때도 UI/UX의 역사는 짧았고 사실상 편집 디자인에서 파생되어 나왔던 것이니까. 더 억지로 과거로 끌고가면 한도 끝도 없지만 단어의 생성과 관심이 끌려진건 스마트폰의 생산 이후임에 틀림없다.
이는 상호작용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그 어느 제품보다 사람들과 상호작용한다. 슬라이드, 터치, 음성, 영상, 텍스트까지 모든 것으로 매일. 실시간으로 우리와 함께한다. 다시 말해 가장 거대하고 친숙한 시장이 스마트폰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UI/UX를 이를 위주로 배우고 있는 것.
계속 자신에게 물어본다. 그래서 뭘 만들고 싶은데? UI/UX라 해도 너무 많은 분야가 있고 뭘 하고 싶은 것일까. 사실 아직 모른다. 이제 발뗀 사람이 무얼 알 수 있을까? 그저 가이드에 따라 걸으며 눈이 떠진다면 어딘가로 가고 있지 않을까? 가장 바라는 것은 나만의 아이덴티티가 돋보이는 게임의 UI를 제작하는 정도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뭘 해야 하는가? 또 뭘 배우고 어떤 스킬을 가져야만 하는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많이 써본다가 정답인 것 같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제품들이 즐비하다. 높은 평가를 받는 제품, 개선하여 나아진 제품, 심지어 나쁜 제품까지 우리에게는 선생과 같다는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디자인 한 것에는 모두 생각과 철학이 담겼다 생각하고 그것을 모두 흡수하는 것이 우리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