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미안해
요즘 아이들을 만나면서 사과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이 아니라 실수를 했을 때에도 가벼운 실수지만 ‘미안해! 실수로 그랬어. 모르고 그랬어.‘라는 말이 어찌나 어려운지.
입을 꼭 다물고 얼굴은 빨개진다. 때론 그 자리에 우뚝 선채로 멈춰 있기도 한다.
그 상황 자체가 싫은 건지.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건지. 자존심의 문제인 건지….
아이들에게 ‘고마워, 미안해’라는 말은 마법의 말이라서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친구와 사이가 좋아지는 말이라고 가르친다.
미안할 일을 만들라는 말은 아니지만,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니까.
사과를 강요하거나 기계적인 사과를 요구하진 않는다.
실은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반성해 나갈 때 자신이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심으로 깨닫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도 아이들이 ‘미안해’에 비해 ‘고마워’라는 말은 잘 사용하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원인이 추측이 된다.
남이 베풀어 준 호의나 도움 따위에 대하여 마음이 흐뭇하고 즐겁다는 뜻을 가진 고마워.
인간의 발달은 자기중심에서 타인 중심으로 넘어가며 발달한다는데, 자신을 바라보고 반성하는 ‘미안함’보다 타인의 배려를 더 느낀다니
아이러니하다. 자기 객관화는 어려운 탓인 걸까.
반성을 통한 한 단계 성장, 관계의 깊어짐도 좋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한 일을 덜 만들고 싶다.
아이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아직은 서툴러서 실수를 통해 배워 갈 수밖에 없겠지만.
한 가수의 노래 중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면 제일 먼저 가르칠 거라는, 자신이 하늘로 돌아갈 때에도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는
고마워. 오래전에 들었던 노래지만 퍽이나 인상 깊었던 노랫말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렇게 살고 싶다.
고마워하고 고마운 사람이 되어 주는 그런 멋진 삶.
- 6살 아이에게 만나자마자 “제 인생이에요!”, “선생님 그런데 인생이 뭐예요?”라는 말을 들은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