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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무엇 다움

나의 꿈

by 하얀



예전에는 어린이다움을 좋아했었다. 지금도 여전히 어린이가 어린이다울 때 가장 보기 좋은 것 같다.

어른인 척 훌쩍 커버린 척하는 것보다 조금은 엉뚱해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어린이다운 순수함을 볼 때면 감동하곤 했다.


그런데 요즘은 어린이다움 보다는 어른다운 어른, 참어른을 만날 때 더 감동하는 것 같다.

며칠 전 기사에 지식 답글로 유명하셨던 어른 한 분이 돌아가셨다는 기사를 보았다.

유명하다 해도 나는 잘 모르는 분이었지만 그분이 생전에 남기신 글을 읽어보니 마음이 일렁였다.

그분의 유쾌함도 세상을 꿰뚫어 보는 듯한 통찰력도 닮고 싶기도 뺏고 싶기도 했다.

그 후로도 다른 기사로 참다운 어른을 몇 분 더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왜 이렇게 참다운 어른을 쫓고 있는 걸까.

아이다움은 아이를 그냥 아이답게 놔두면, 무언가에 쫓기지 않도록 놓아두면 살아나는 것 같다.

성선설을 반쯤 믿고 있고 오히려 백지설을 타당하게 믿고 있지만,

그릇된 어른들의 시각에 맞추어 보기 좋게 아이들을 길러내기보다 본연의 아이다움을 간직할 수 있게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아이다운 아이들은 많아질 것 같다.

그런데 어른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나 또한 그렇다.

매일 잘못을 하고 매일 실수를 하고, 상처 입히고, 상처받고, 고집부리고, 욕심내고.

참다운 어른이 된다는 건 쉽지 않은 일 같다.

주변만 돌아보더라도, 나잇값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정말 쉽지 않은 일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 반 우스갯소리로 ‘나잇값 하는 게 내 꿈이야’라고 했었는데.

어른답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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