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를 읽지 못하지만
2019 개정 누리과정 고시문에 따르면 의사소통 부분, 특히 읽기 관련해서 만 3-5세 유아들이 가져야 할 지식 및 태도는 이것이다.
의사소통 - 읽기와 쓰기에 관심 가지기 - 주변의 상징, 글자 등의 읽기에 관심을 가진다.
이와 관련해서 어린이들과 만들어낸 에피소드가 있다.
어린이들과 산책 겸 들른 곳에서 이런 팻말을 발견했다.
“선생님 이건 뭐예요?”
“아~ 이건 강아지 응가를 치우고 가라는 뜻이야~”라고 말하니 다른 어린이도 와서 관심을 가지며 묻는다.
“여기 뭐라고 쓰여있는 거예요?”
“주인님 제 응가도 책임져 주세요!라고 쓰여 있는 거야. “
그렇게 시간차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고 어린이들은 팻말 앞에 다시 모여들었다.
“이게 뭐야?”
“뭐라고 쓰여 있는 거야?”
“여기 왜 강아지가 있어?”
어린이들끼리 모여 해답은 없고 질문만 오가고 있었다.
그때 옆을 지나가던 한 어린이가 의기양양하게 다가와 답을 해주었다.
“이거는! 주인님! 똥 싸지 마세요!라는 거야!”
음…. 나름대로 의미 있는 단어를 집어 문장을 만들긴 했지만 아예 다른 뜻이 되어버린 웃픈 순간이었다.
2019 개정 누리과정 고시문엔
듣기와 말하기 - 자신의 경험, 느낌, 생각을 말한다.
책과 이야기 즐기기 - 말놀이와 이야기 짓기를 즐긴다.
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어린이들과 동네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렇게 바다 주변에 모여 사는 마을을 어촌이라고 한다며 그림자료를 보여주었다.
그림 속에 무엇이 보이는지,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자
한 어린이가 대답했다.
“모래놀이를 하고 있어요!”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당당한 대답이었다.
아주머니가 손질하고 있는 생선은 모래놀이 모양틀쯤 되는 것일까?
어린이들과 함께 하다 보면 이런 웃픈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미소 지어지는 순간.
‘정답’보다는 어린이가 답을 생각해 낸 ‘과정’을 발견해 내는 너무 소중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