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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꽃잎

배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by 하얀




어린이들과 놀이터로 향하는 길에는 학교에서 심어둔 갖가지 꽃들이 피어있다.

봄에는 개나리와 튤립이 반겼고, 요즘은 계절의 여왕인 장미와 수국이 한창이다.

어린이들의 얼굴만큼 커다란 수국과 장미를 보며 그 아래 핀 이름 모를 작은 들꽃들과 비교해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장미꽃 화단에 꽃잎이 우수수 쏟아져 있었다.



“꽃잎이 떨어져 있네?”

“선생님 왜 꽃잎이 떨어진 거야?”

“글쎄? 바람이 불었나? “

“왜 꽃잎이 떨어졌지? 꽃이 죽은 거야?”

“음… 꽃은 시들었다고 부르는 거야”

“왜? 왜 꽃이 시드는 거야? “

“음…. 다음에 더 예쁜 장미를 피우기 위해서 그런 걸까?”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들의 물음에 성심껏 답을 하다 보면

당연스럽게, 자신만만하게 답할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때론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도 있고,

때론 꽤나 심각하게 고민해 볼만한 질문들을 마주한다.



어린이들의 호기심에, 세상에 대한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답을 고르고 고르다 보면

어느새 나 또한 꽤 괜찮은 철학자가 된 것 같다.

그렇게 더 나은 내가 되어가는 것만 같다.

어린이들의 기대를 지켜주려고 노력하다 보면.



교사로서 내가 어린이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어쩌면 어린이들이란 세상살이에 무감각해져 가는 어른들을 일깨우기 위해

배움으로 더욱 겸손해지게 도와주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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