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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했습니다. 배려받았습니다.

어여쁜 마음, 기특한 마음.

by 하얀




유치원의 점심시간은 너무너무너무 바쁘다.

1시간 동안 배식 준비를 하고 배식하고, 식사 인사를 하고,

어린이들의 식사 준비를 돕고..(수저통 열어주기라던지… 수저통…. 하아…)

내 밥을 준비하고, 추가 배식을 하고, 골고루 먹는지 살피고,

응원하고… 흘린 거 닦아주고, 내 밥을 마신 후 잔반을 도와주고,

모든 잔반을 처리하고, 배변 뒤처리를 도와주고…(정말, 장이 일자인 걸까…?) 못 먹고 있는 어린이들을 돕고, 안전지도를 하고,

식사 도구 및 물통 정리를 돕고… 먹은 자리를 정리하고..

다음 활동을 준비하면 분주하지만 즐거운… 점심시간이 끝이 난다.




그날은 현장학습을 다녀와서 더욱 바빴던 것 같다.

다음 일과도 바삐 준비해야 하는 터라 함께 일하는 선생님과

“선생님 우리 너무 시간이 없으니까 지금 하는 일 끝나고 이것 먼저 할까 봐요~”

라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자 어디선가

“그러면 지성(가명)이가 이거 닦아줄게요~!”



???



공감의 표현일까? 찡그린 얼굴로 휴지 한 칸을 뜯어와서는

우리를 바라보며 말하는 기특한 다섯 살!



몇 달 전만 해도 지성이는

“지성아 뭐라구?”

“네 그래요”

“아니 지성아, 선생님이 못 들어서 그래. 뭐라고 말했어?”

“그래요 하하”

라고 말해서 지성일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 없었다.



언제 이렇게 컸나.

우리 지성이 같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세상은 얼마나 더 아름다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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