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깃
때로는 메마른 가슴이 안타까운 시간이 있다. 생각해 보면 나도 살기 버겁다는 그런 마음이었겠지, 왜 이렇게 가슴에 사랑이 식은 것 같을까, 인류애가 내 안에서 사라진 것일까. 아마도 사람에게 다치고 몸이 지치기도 하니 스스로 내가 사랑스럽지 않을 때도 많다.
마음이 메말라가는 것처럼..
사람을 참 좋아하는 나였다. 이렇게 말하면서 지금 웃어지는 걸 보면 아직도 사람이 좋은가보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몇 년간은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은 시간을 보내며 아름다운 거리를 두는 법을 배워가면서 그 농도를 조절하는 것 같다.
꽃을 가르치면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만났다.
그 안에서 실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걸 실감했고 그 누군가의 열정, 따스한 마음씨, 밝은 웃음, 선한 영향력, 그만이 가진 어떤 강한 힘을 발견할 때마다 그들의 매력이 보였다. 꽃은 나에게 사람들의 장점을 발견하는 눈을 갖게 해 준 매개체이기도 했다.
물론 서로 다른 결에 서로에게 생채기를 주고받아 더 이상 보지 않는 관계가 된 경우도 많다.
그렇게 삶의 가지치기도 배우면서 혼자 있는 즐거움도 배우고 인생 선배들의 조언처럼 곁에 많은 친구가 있어야만 하는 게 아닌 것도 공감한다.
그리고 또 고민한다. 우리는 또 사람들 속에 살아간다. 인간관계의 폭이 좁아졌고 관계에 연연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아주 작은 것이라도 선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인류애가 희미해져 메마른 가슴으로 앉아있던 내가 할 수 있는 선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지금은 그 선이 나를 일으켜주는 시간일지라도.
산책길에 새깃유홍초
유홍초 아래 새의 깃털처럼 보송하게 생긴 잎 덕분에 새깃이라는 말이 유홍초에 붙었다.
유홍초의 꽃말은 '사랑스러워'이다.
어릴 적 별꽃이라고 부르던 꽃을 가을의 첫날 같은 9월의 첫날 만난다.
그리고 회복되어 가는 나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