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단어 57일차
임산부 배지가 아직은 어색하다.
에코백 끈에 매달아놓긴 했지만, 항상 가방 안쪽에 꽁꽁 감춰두고 있다. 그러다 지하철 의자에 앉으면 그제야 배지를 살짝 꺼내놓는다.
하루 중 출근시간이 가장 컨디션이 안 좋은데, 지하철 2호선은 늘 만원이다. 그나마 한 번 갈아타는 라인에는 비교적 여유가 있어, 가끔 임산부석이 비어있을 때가 있다. 그러면 괜히 뭐에 당첨된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사실 ‘배려석’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컨디션이 너무 안 좋은 날은 그 자리에 한눈에 보아도 임산부가 아닌 분이 앉아있으면 괜히 마음이 상한다. 아마 많이 피곤하거나 아픈 분이겠지 생각한다.
그래도 오늘은 처음으로 만원인 2호선에도 핑크빛 좌석이 비어있었다. 특히 더 어지러움이 심했던 날이었는데, 연이어 앉아갈 수 있어 감사했던 출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