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간신히 초밥집에 가서 초밥을 점심으로 사 먹은 적이 있어요. 적응장애, 뒤따라 온 우울증으로 집 밖을 나가기가 너무나 어려웠는데 어떻게든 햇빛 보고 운동해야지 하는 친정엄마 말씀이 생각나서 제 스스로를 초밥으로 달래며 간 거였어요.
점심시간이어서 그런지 회사원들이 동료들과 함께 삼삼오오 함께 와서 먹고 있었어요. 전 조용히 혼자 먹었죠.
그런데 눈물이 나려 하는 거예요.
‘나도 친한 샘들이랑 초밥집 참 여러 번 갔었는데~‘
‘이렇게 의원면직하면 다시 즐겁게 수다 떨며 샘들이랑 초밥 먹을 일은 없구나’
혼자 초밥집에서 울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생각을 차단하고 마저 초밥을 먹고 집에 돌아갔어요.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업무 부담으로 다시 학교에는 못 돌아가겠다, 학교는 너무 무서운 곳이며 나를 힘들게 하는 곳이다라는 생각에 균열이 생긴 시점이요.
즐겁게 웃었던 기억들 중 많은 것들이 학교 선생님들과의 기억이었어요.
다시 건강해져서 돌아가고 싶어 졌고 정신건강의학과를 제 발로 찾아가게 되었어요.
감사하게도 현재는 건강히, 잘 다니고 있습니다.
아플 때 했던 수많은 기도 중에 이런 기도가 있었어요.
“다시 친한 샘들에게 밥을 사주고 싶어요. 같이 웃으며 맛있는 것 먹고 싶어요”
복직 후 이 기도는 자주 이루어졌습니다. 오늘도 친한 샘 두 명과 함께 김치찌개를 먹었어요. 세상에~ 1인분에 3,000원이래요. 어묵, 라면사리, 두부 추가했더니 1인분에 4천 원. 합 12,000원에 진짜 개운하고 맛있는 김치찌개를 먹고 왔습니다. 계란프라이까지 1인당 한 개씩 주더라고요.
여섯 번째 제가 베푼 친절이자 행복이었습니다.
앞으로 정년퇴직하는 날까지 자주 이런 친절을 베풀고 받으며 살아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