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한 돈이 아까울 정도로 별로 안 입은 둘째의 아이더 패딩과 스파오 패딩을 각각 1만 원에 당근판매하고 나니 신이 났어요. 아~ 이런 게 도파민 터지는 느낌이구나 싶었습니다.
퇴근한 신랑에게 2만 원을 보여주며 자랑하니 "이것도 팔라"며 이것저것 꺼내주었습니다.
역시 외조의 왕입니다.
직접 판매해 보니 옷이나 신발보다는 특수한 제품들을 올릴 때 확실한 구매자가 나타나요.
아래의 물건들은 재활용품으로 버리거나, 스티커사서 버리려고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었는데 요 며칠사이 35,000원으로 교환되었습니다. 심지어 판매글을 올리고 10분 내에 구매약속이 잡히고 다음날 판매했기에 정신적 노동도 별로 안 필요했습니다. 조금 늦게 판매의사를 밝힌 분들이 아쉬워해서 제가 다 미안할 정도였어요.
1) 장작난로와 연통
집에 이사 왔는데 난방을 아무리 틀어도 따뜻하지가 않아 돌쟁이 아기 감기 걸릴까 봐 구매했습니다. 그 돌쟁이 아기는 이제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녹이 많이 슬었음을 정확히 사진으로도 글로도 안내했는데 서로 사겠다고 했어요. 아마 제가 많이 저렴하게 내놓았나 봐요.
아~ 혹시 저의 찐 독자님들이 걱정하실까 봐 말씀드립니다. 다음 겨울이 오기 전에 결국 난방기 고장 나서 교체했고, 지금은 난방 키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2) 골프공
친정아빠가 예뻐하는 사위 골프 친다고 하니 은행 지점장 시절 받으셨다며 주셨어요. 아빠, 사위 요즘 골프 안 쳐요~
여보, 요즘 안친 지 한참 된 것 같은데 우리 골프채 팔아서 여행 다녀오자.
3) 김치냉장고통
딤채 김치냉장고 고장 나 바꾸면서 크기가 달라져 필요 없어졌어요. 친정엄마 필요하시다고 해서 드리고 났는데도 남아서 판매했습니다.
4) 테프론 테이프와 나사
신랑이 그 언젠가 일하면서 생긴 것들입니다.
오늘 테프론 테이프와 나사를 가지고 구매자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어떻게 이런 것이 집에 있냐고 웃으시네요.
'그러게요, 할아버지. 제가 참 다양한 일을 하는 신랑과 살고 있어요.'
8천 원인데 심지어 만 원주 셔서 팁을 받았습니다.
아직 몇 가지 더 당근에 올려놨고, 판매예약 중인 물품도 있습니다.
이렇게 즐겁게 생긴 돈으로 뭐 할 거냐면요.
제 용돈을 많이 보태서 친정엄마랑 딸들이랑 겨울 온천여행을 갈까 합니다. 일본은 아니고 전철로 갈 수 있는 온양온천으로 1박 2일 여행을요. 생각만 해도 벌써 신이 납니다.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푹 담글 생각에, 몇십 년 만에 엄마 등 밀어드릴 생각에,
맛있는 음식 먹으며 대화 나눌 생각에,
외할머니, 엄마와 함께 한 온천욕은 두 딸에게도 따뜻한 기억으로 남겠지요?
신랑에게 물어봐야겠습니다.
"여보, 더 팔 물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