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떡 어디서 났어?

by 소망이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6년 1월 1일입니다. 어젯밤에는 제47년 평생 처음으로 타종행사를 보러 갔고, 보지 못했습니다. 보신각 종소리 들으러 서울까지 간 건 아니고, 집 근처 유원지에도 종이 있고 타종행사를 하기에 영하 8도임에도 설렘 가득한 딸들을 데리고 밤 10시에 갔습니다. 10시부터 1시간 40분 정도 사물놀이, 합창 등 다양한 공연을 해서 보러 미리 간 건데 추워도 너무 추었습니다. 한겨울 오밤중에 밖에 가만히 서 있어 본 적이 근래 몇십 년 동안 거의 없던 터라 발도 시리고, 얼굴도 춥고 총체적 난국이었어요. 그나마 주최 측에서 난로를 군데군데 놓아줘서 1시간은 있었는데 정말 너무 추웠습니다. 결국 11시에 민요까지만 듣고 돌아왔어요. 집에 돌아와 불꽃 터지는 소리 들은 뒤 영상으로 보신각 종 치는 소리 듣고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송구영신예배 말씀을 듣고 아침을 차리러 주방에 갔습니다.


설날 아침은 떡국이죠. 그런데 저희 집엔 떡국떡이 없어요. 대신 가래떡이 있었어요. 꿀 찍어 먹는 것을 딸들이 좋아하길래 신랑이 사다 놓았는데 생각보다 안 먹어 거의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사골국물은 없지만 육수를 낼 수 있는 다시마와 멸치, 그리고 표고버섯 밑동도 있었습니다.

계란과 파, 참치액젓 및 양념류도 있었습니다.


생수에 육수용 재료를 넣고 끓이며, 가래떡을 썰었어요. 해동했는데도 칼로는 잘 안 썰려서 가위로 잘랐습니다.

잘 우러난 육수에 가래떡과 다진 마늘을 넣고, 국간장, 참치액젓, 소금, 그리고 미원을 넣었습니다. 새해 첫날부터 미원이라니 괜찮나 싶었지만, 첫날부터 밍밍하고 맛없는 떡국을 먹을 수는 없으니까요.

계란을 잘 풀어 넣고, 대파도 넣었습니다.

뜨끈뜨끈한 떡국을 국그릇에 담고 신랑괴 큰 딸을 불렀습니다. 둘째는 어제 타종행사 보고 늦게 자서 한참 자는 중이어서 안 깨웠습니다.


떡국을 보자 바로 나온 신랑의 질문.


“떡국떡이 어디서 났어?”


이 질문을 내심 기다렸지요.

“가래떡 썰어서 넣었지~“


그렇게 새해 첫날 아침 미니멀하게, 있는 것으로 한 끼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떡국떡 끓이는 데에는 제법 가래떡이 여러 줄 들어가서 냉동실이 빈 게 눈에 보여서 기분 좋았습니다.


아직 냉장고에 2025년 밑반찬이 있는데 오늘 점심으로 싹싹 먹으려 합니다. 그리고 저녁엔 김치볶음밥에 계란프라이를 엎어서 간단히 한 그릇음식을 먹을까 합니다.


그러면 내일 즈음은 신랑이 기분 좋게 장을 봐 오겠지요.


어제 유튜브 동영상에서 유튜버가 날짜 지난 소스류, 양념류를 버리는 것을 보니 제가 다 속이 시원하길래 저도 냉장고를 열었는데 다 괜찮고, 가게에서 산 매실진액만 소비기한이 넘었더라고요. 넘어도 먹는 데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지만, 사놓은 뒤로 거의 1년간 방치되어 있었기에 정리했습니다.


올해 빚을 다 갚고 자산을 모으기 시작하게 되더라도 그동안 그래왔듯이 소고기가 없어도 미역과 들깻가루로 들게 미역국을 하고, 어묵이 없어도 떡볶이떡만으로 떡볶이를 하고, 두부랑 양파 정도 있으면 된장국을 끓이며 그렇게 미니멀한 집밥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버려지는 식재료가 거의 없고, 집밥을 꾸준히 해 먹는 것도 덜 부담스러우며, 당연히 식비도 넘치지 않아요. 덤으로 창의성도 조금은 자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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