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소비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일에 돈을 쓰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죠.
빚이 많아 허덕일 때는 생존을 위한 소비 외에 소비는 사치라 여기고 하지 않았습니다.
아끼고 아끼면 빚이 줄어드는 게 보이니까 의미 있는 일이어도 돈이 훅 나가야 하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럴 때면 아~ 나중에 빚 다 갚고 부자가 되고 돈 쓸 때마다 아까워하는 구두쇠가 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했어요.
다행히 '미래에 대한 걱정은 생각뿐일 뿐 실제로는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말이 딱 맞네요.
빚을 갚고 미래를 위한 저축과 투자를 하기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마음에 여유가 생겨 가치 있는 일에 기쁘게 돈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둘째가 에버랜드를 친구들과 갔어요.
며칠 전 에버랜드는 가고 싶지만 용돈은 별로 없어 괴로워 고민하는 둘째를 보는데 안쓰러웠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말했어요.
"딸, 네 여름옷 사주려고 준비한 예산 20만 원 중에서 이제 옷 사고 8만 원 남았는데 만약 더 옷을 안 사도 괜찮으면 이 돈으로 자유이용권 사고, 용돈 줄게."
딸은 얼굴이 환해지며 어젯밤 엄마에게 부탁할 이야기를 길게 길게 쓰다 늦게 잤다며 "난 왜 그랬지" 하네요.
"어제 네가 글로 찬찬히 써봤으니까 오늘 이렇게 잘 이야기할 수 있었던 거야. 아빠한테 통금시간 좀 늘려 달라는 부탁드릴 때에도 미리 써보며 생각을 정리하면 도움이 될 거야."
중1이 된 둘째가 자발적으로 독립심을 키우는데 자금을 보태줄 수 있어 기뻤습니다.
참고로 자유이용권은 그냥 사면 비싸서 야놀자에서 37,900원에 야무지게 구매했습니다. 신용카드 혜택 종류가 많은데 제가 신용카드를 다 없앴거든요. 체크카드 두 개만 사용 중입니다.
그리고 예비비에서 쓰다 보면 아끼지 못할 것 같아서 생활비 내에서 의료비, 의류비 등을 지출하며 훅훅 줄어드는 한 주 생활비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지금은 예비비를 따로 떼어두고 사니 편안합니다.
의료비도, 의류비도, 경조사비도~
올해 이렇게 지출되는 금액을 기록해서 내년에는 저희 가정에 맞는 예비비 예산을 정확히 세우려 합니다.
저도 생활비에서는 여윳돈이 안 생겨서 못 샀던 저의 옷들을 사고 있습니다. 오늘은 예쁜 파란 여름치마와 아이보리 바람막이 점퍼를 구매했습니다. 벌써 몇 년째 이맘때가 되면 필요한데, 사야 되는데 했던 품목들이에요.
절 아끼는 선배선생님들이 주신 옷도 입으며 감사했지만, 월급 받은 돈으로 제가 골라 옷을 사는 재미도 크네요. 직장생활 22년 차만에 새로 알게 된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