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약 복용 3주 차 다시 학교에 복귀하다.

by 소망이

어느덧 약을 먹은 지 3주가 되었고 복귀할 날이 왔다.

전날 얼마나 마음이 두근두근 하던지~

설레서는 아니고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 가득이었다.

방학을 일주일 정도 남겨놓고 가는 거라 가자마자 학생들 개인 발표 듣고 교과 세부능력 특기사항을 써줘야 하는 큰 미션이 기다리고 있었다.

'잘할 수 있겠지?'


너무나 다행히 약 복용 3주차가 시작될 때 마음에서 무기력이 한 웅큼 훅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자기 전에 블로그에 비공개로 글을 썼다.


다시 하나님이 주신 호흡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체력으로 잘 감당하고 싶다.

임무 완수하러 가는 것보다 하루하루 행복하게 잘 살다 오는 법을 새롭게 배우고 싶다.


그리고 나의 모습이 부족해도 내가 내 편이 돼 주어야지~

나는 잘못을 저지른 나쁜 사람이 아니라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조금 아픈 사람이니까~

아직 회복 중이지만 학교 그리고 학생과 약속된 시간이 됐고, 나만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이 있어 용감하게 다시 출근하는 나니까~


오랜만에 새벽 6시 40분에 일어나야 된다는 생각에 잠을 두 시간 정도밖에 못 자고 일어났다. 긴장이 돼서 그런지 하나도 안 졸렸다.


교무실에 들어갔더니 선생님들이 많이 반가워해주셨다. 다시 얼굴 볼 수 있어 고맙다고, 고생했다고 말해주셨다.

하루종일 집에서 멍하니 소파에 앉아 있을 때에는 그렇게 하루가 안 가더니 수업하고 세특 작성하고 하다 보니 하루가 훌쩍 지나갔다. 무기력하다는 느낌을 느낄 새가 없었다. 아직 원래 내 모습으로 온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어서 막 유쾌하거나 누구와도 거리낌 없이 신나게 대화하고 그러지는 못하는, 조금 내성적이고 조용한 모습으로 있었지만, 그래도 하루를 잘 감당할 수 있었고, 내일 출근하는 것은 오늘보다 좀 더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하는 길에 함께 안타까워하며 걱정하신 어머님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 전화드렸는데 목소리를 들으시더니 "너는 일해야겠네. 목소리가 훨씬 좋네"하시며 기뻐하셨다. 내가 들어도 내 목소리에 힘이 생겼다.


자기 전 어제와는 다른 마음으로 감사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오늘 잘 다녀오게 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오늘 하루를 지켜주신 하나님께서 내일도 함께 하실 줄 믿고 감사드려요.

그리고 저를 위해 기도해 주고, 복귀를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많은 분들을 선물처럼 저에게 허락해 주셔서 감사해요.

온전히 낫아서 더 건강하게, 겸손하게, 유쾌하게 살아가게 해 주세요.

하나님이 예비하신 복음의 자리에 사용되는 삶 살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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