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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아보다 Apr 02. 2019

자기소개 끝낸 '아이즈원'의 비상

'아이즈원' 미니 2집 "하트아이즈"


 프듀48의 흥행 실패와 더불어 대중은 이제 ‘또 다른 프듀 걸그룹’에는 관심을 갖지 않으려 하는 듯했으나, '아이즈원 IZ*ONE'은 예상을 깬 컨셉과 완성도 높은 안무로 특유의 이미지 확립에 성공했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활동곡으로서 신선했던 <라비앙로즈 La vie en Rose>, 아이즈원의 테마곡이 되어버린 <오 마이 O' My!> 등을 통해 대중에게 아이즈원의 이미지가 차츰 익숙해져갔고, 가시적인 방송 출연이나 음원 차트에 비해 음반 부분에서 비약적인 성과를 거두고 기록을 써내려가며 사람들의 초점을 ‘프듀 걸그룹’에서 ‘아이즈원’으로 바꿔내는 데에 성공했다.


 “컬러라이즈”라는 자기소개서는 분명 성공했다. 그러한 “컬러라이즈”의 뒤를 잇는 음반으로 “하트아이즈”는 적절한 요소들을 갖췄다. 전작과 유사한 트랙 구성을 갖추면서 미니 음반 간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게다가 6곡의 신곡과 2곡의 번안곡으로 채운 이번 음반은 ‘프듀48의 기억’에 일부 의존했던 전작에서 한 걸음 나아가, 온전히 아이즈원 그 자체로 채우는 데에 성공했다. 음반의 초점 전환 또한 분명하다. 아이즈원의 다양한 색깔을 보이려 노력했던 “컬러라이즈”에 비해, “하트아이즈”는 비교적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는 데에 집중했다. 청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응원하며 밝은 에너지를 전하는 일관된 태도가 녹아 있는 것이다.


 활동곡 <비올레타>의 구성이 <라비앙로즈>와 동일한 것은 아쉽다는 의견 또한 존재하며, 합리적인 지적이다. 그러나 <라비앙로즈>에서 아쉬웠던 리프를 보강하고, 멤버들의 보컬 기량과 음색을 더 섬세하고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비올레타>는 아이즈원이 ‘그저 그런 비주얼 위주의 그룹’이라는 편견을 벗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라비앙로즈>의 자기 복제가 아닌 업그레이드 버전인 것이다. 게다가 청자를 제비꽃으로 아이즈원 본인들을 제비꽃에 힘을 주는 제비로 설정하는 것은 흥미롭다. 동화 “행복한 왕자”에서 착안한 새로운 소재와 줄거리를 형성한 것은 직설 위주의 주제 표현 방법과 다르다는 점에서 칭찬받을 만하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조유리를 비롯해 권은비 · 이채연 · 최예나 등의 보컬이 곡에 힘을 강하게 실어주며, 김채원 · 강혜원 · 김민주 등의 음색 활용으로 듣는 재미를 더하고 곡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다.


 앨범의 수록곡들은 각 트랙의 특성을 살렸다. 아이즈원 특유의 밝은 분위기로 음반의 시작을 알리는 <해바라기>, 두근대는 분위기의 신디사이저와 나긋한 고음이 교차되며 환상적인 분위기와 ‘있는 그대로’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하이라이트 Highlight>, 고단한 시간에 위로가 된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 발라드 <리얼리 라이크 유 Really Like You>, 빠르게 휘몰아치며 적극적인 템포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팝 댄스곡 <에어플레인 Airplane>, 벅차오르는 감정을 표현한 팬송 <하늘 위로>, 차분한 분위기의 <고양이가 되고 싶어>, 복고풍의 밝고 서정적인 <기분 좋은 안녕>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메시지 속에서 다양한 트랙을 담음으로써 음반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에는 멤버들의 적극적인 음악적 참여가 눈에 띈다. 멤버 '김민주'와 '혼다 히토미'가 작사에 참여한 <리얼리 라이크 유 Really Like You>는 겨울과 밤의 시리고 어두운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현재의 극적인 감정선을 표현한 감각적인 가사가 돋보인다. <네코니나리타이 猫になりたい>의 한국어 버전인 <고양이가 되고 싶어>는 여유로운 삶을 사는 고양이처럼 현재를 만끽하고자 하는 모습을 그렸다. '이채연'이 번안을 맡은 <기분 좋은 안녕>은 복고풍의 밝고 서정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인 <고키겐사요나라 ご機嫌サヨナラ>의 번안곡이다. 다가올 이별을 ‘기분 좋은 안녕’으로 말하자는 메시지가 묘한 여운을 남긴다. 번안된 곡들이 원곡에 비해 가사의 초점이 바뀌어 있어 인상적이며, 멤버들의 고민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노래 외적인 부분에서도 아이즈원은 자기들만의 정체성을 유지했다. 전작에 이어 이번 뮤직비디오에서도 비올레타의 색감과 멤버들의 비주얼을 부각하는 이른바 ‘영상화보’와 같은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김민주의 워킹이나 안유진의 수중 독무 장면 등을 통해 멤버들의 멋과 기량을 부각했다. 재기발랄한 무대 아래에서의 모습과 대비되는 파워풀하고 조직적인 안무 또한 <비올레타>에서도 계승되었다. 곡의 청각적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동시에 멤버들의 조직력이 빛난 후렴부 안무, 1절에서 포인트 안무로 꼽히는 김채원의 ‘날 비추는 빛깔이’ 부분, 2절에서 특유의 청량감 있는 워킹이 돋보이는 이채연의 ‘아름답게 펼쳐진 네 향기로 채워진’ 부분, 곡 후반부 파워풀한 변주로 감정을 고조시키는 권은비의 ‘저 하늘에 그려진 너의 미소가~’ 부분 등은 아이즈원이 구현하는 멋의 정체를 보여준다. 짧은 의상이나 신체 부위에 집중하는 등의 선정적 요소를 원천적으로 배제하여 다른 걸그룹과의 차별성을 선보였고, 완성도 높은 곡과 안무를 통해 아이즈원만의 색깔 · 매력 · 정체성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하트아이즈”는 ‘아이즈원’만의 색깔을 갖추기 위해 시기적으로 중요한 음반이었다. 화려한 멤버들의 명성에 비해 끝내 팀으로서 색깔이 뚜렷하지 않았던 선배 그룹도 있었고, 데뷔곡의 어마어마한 흥행이 힘이자 짐이 된 선배 그룹도 있었다. 전작과 비슷한 듯 다른 색깔을 가져옴으로써 대중(특히 팬이 아닌 일반 청중)에게 아이즈원의 색깔이 어필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 음반의 역할은 다한 것이다.




01  해바라기

02  비올레타  *Title   추천

03  Highlight   

04  Really Like You   추천

05  Airplane

06  하늘 위로

07  고양이가 되고 싶어

08  기분 좋은 안녕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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