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칩(Memory Chip) - PART 12
박사 K가 기억을 지운 이후, J는 펄센코에서 메모리 칩 개발자였다는 기억을 잃은 채 자신의 집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민수(J)의 원래 직업이었던 프로그래머 일을 다시 하였다. 박사 K는 그런 민수의 행보를 늘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민수는 도서관에서 아내인 혜정을 만나게 되었다. 민수는 겁이 많고 회피형인 사람이었지만 혜정은 그와 반대였다. 자신과 똑같이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지만 늘 꿋꿋하고 정의로운 모습에 반해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 혜정을 민수는 사랑했다.
하지만 박사 K의 계략으로 혜정이 죽었을 때, 민수는 또다시 겁이 나 도망치게 되었다. 복수보다는 순리에 순응했다. 나 또한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없기에 범죄자들을 용서한다며 합리화를 하였다. 그것이 옳다고 믿었다. 하지만 민수의 마음속에는 늘 분노가 차있었다.
그렇게 겁이 많던 민수의 감정에 종현이 껴들었다. 민수와 종현의 기억이 섞이며 성격마저 변하게 되었다.
종현은 민수와 달리 겁이 없는 인물이었다. 모든 위험한 상황에서 앞에 나섰다. 그리고 그만한 용병실력까지 갖추고 있었다. 민수는 종현과 자신의 극과 극인 가치관에서 혼란스러워했다. 게다가 종현이 민수의 아내 혜정을 잔인하게 죽인 기억까지 갖고 있어 지속적인 두통에 시달렸다.
고통 때문인지 민수의 분노는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뇌칩인간 연구를 완성했는데 그걸 악용하는 펄센코 회사를 용서할 수 없었다. 펄센코와 대립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했다. 민수는 박사 K의 돈을 저택에서 뒤지며 찾았다.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만 3억 원이 있었다. 여기에 종현이 모아둔 돈만 찾으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민수는 박사 K의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2천만 원을 사용했다. 이후 그는 저택을 떠났다.
그리고 2억 원으로 용역업체 및 흥신소 인원을 다수 불러 펄센코의 고위층 인원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게 했다. 나머지 8천만 원으론 종현의 돈을 찾을 수색대를 꾸렸다. 수색대에게는 각각 개인캠을 달고 찾게 하였다. 그리고 찾는 자에겐 3억 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민수의 최종적 목적은 뇌칩인간 연구를 다시 완성시킬 수 없도록 뇌칩인간 연구기록을 삭제하고, 유통된 모든 사람의 메모리 칩 기록을 삭제하는 것이었다.
민수는 박사 K의 저택을 빠져나온 뒤, 본인의 집으로 갔다. 그리고 종현이 숨겨둔 13억 원을 찾기 위해 빠르게 기억을 되짚었다. 종현이 죽인 혜정의 기억을 들추게 될까 봐 겁이 났었지만 민수는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용기를 냈다. 종현의 기억을 하나하나 기억해 냈더니 종현의 기억 속 제일 자주 갔던 곳을 알게 되었다. 그곳은 바로 은정이 처음 민수를 납치해 갔던 산속의 국방색 컨테이너였다.
종현이 그 아래 돈을 묻어두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민수는 가장 실력 있는 수색대 인원 셋과 함께 그곳으로 갔다. 그리고 수색대에게 컨테이너 주변을 파도록 시켰다. 산속이라 굴착기가 들어올 수 없어 삽으로만 파야했다. 해가 뜨는 아침에 왔는데 어느새 해가 지고 저녁이 되었다. 결국 컨테이너에서 100m 떨어진 곳에 묻힌 돈 13억 원을 찾았다. 그 위에는 편지가 하나 있었다.
민수는 편지를 봤다.
‘은정이에게, 은정아 이걸 보면 나는 이곳에 없겠지만..‘
민수는 편지를 꾸겨버리고 바닥에 던졌다. 그 자리에서 3억 원을 수색대 인원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3억 원이야. 이 일은 함구하고 알아서 나눠가져. “
수색대 인원 셋 중 한 명이 눈치를 보다가 나머지 10억 원에 눈을 돌렸다. 민수는 바로 권총을 꺼내 그의 머리를 날렸다.
탕!
그러고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돈은 꿈도 꾸지 마. 이제 둘 뿐이니 더 많이 갖겠군.”
남은 수색대 인원 2명이 3억 원을 챙겨 들고 서둘러 산을 걸어내려 갔다. 민수는 나머지 10억 원을 챙겨 왔던 차에 실었다. 그리고 어디론가 전화했다.
“네, 돈은 생겼으니 실력 있는 용병 좀 모아주세요. 오늘 밤입니다.”
민수는 차를 끌고 산을 내려갔다.
민수는 먼저 자신의 집으로 갔다. 책상 아래 금고에 5억 원을 숨겨두었다. 그리고 펄센코사 근처에 있는 폐건물로 갔다. 그곳에는 요청했던 용병들이 모이고 있었다. 민수는 앞에 나서서 소리쳤다.
“여기 5억 원이 있습니다! 오늘 밤, 제가 펄센코사에서 목적을 이룰 때까지 저를 지켜주시면 됩니다! “
용병들은 우두커니 서서 앞에서 외치는 민수를 지켜봤다.
민수는 그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다시 외쳤다.
“저를 끝까지 지켜주는 분께는 5억 원을 추가로 드리죠!”
용병들은 총을 들고 환호했다.
민수는 용병들 중 대장으로 보이는 이에게 5억 원을 줬고, 대장 용병은 5억을 눈대중으로 나눠 용병들에게 지급해 주었다. 불만 가진 몇몇의 용병들은 소리치며 싸우기도 했다. 민수는 상관없다는 듯 폐건물의 뻥 뚫린 공간에서 펄센코사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무조건 오늘 성공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