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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린와이 Jul 10. 2021

푸른빛의 낙원



여행지를 결정할 때 어떤 점을 가장 먼저 생각해?

난 가끔 단 한 장의 사진에 꽂혀 여행지가 결정되고는 했는데,


혹한의 추위 속, 겨울왕국 북해도 여행,

시간이 멈춘 도시, 지구 반대편 쿠바로의 시간 여행,

낯선 지구, 아이슬란드에서의 미지의 탐험.  


모두 우연히 보게 된 한 장의 사진에 끌려 시작된 여행들이야.





남프랑스로 나를 이끈 것도 어느 항공사의 광고 속 한 장면이었어.


어느 퇴근길, 지친 저녁, 축 처진 어깨.

집 앞 사거리에서 보행 신호를 기다리다

건너편 고층 건물의 옥외광고판에서 보게 됐어.



'프랑스 중세의 시골마을에서 한 달쯤 살아보는 건 어때?'


가슴 뛰는 카피와 함께 보여지는 중세 고성들과 새파란 호수.


뒷골이 찌릿해지면서,

TV 없이 사는 내게 누군가 의도적으로 보낸 메세지처럼 느껴졌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시작된 검색은 그날 밤늦도록 이어졌던 것 같아.



'그래. 이번엔 남프랑스다...'




출처: 대한항공 온라인 광고









세 번째 방문인 파리는 다시 올 때마다 더 편안하고 아름답게 느껴졌고,

10년 만에 다시 찾은 니스에서 주변 소도시를 돌며 평화롭고 행복했던 3박 4일.


이후 니스에서부터 시작된 '남프랑스 소도시 렌터카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는 '무스티에 생트 마리'라는 작은 산속 마을이었고, 동화 속에나 나올 것만 같은 산 중 고택을 비앤비로 예약해 둔 상태였어.


베흐동(Verdon) 협곡을 따라 굽이굽이 쉽지 않은 도로를 몇 시간째 운전을 하며 피로가 쌓여갈 무렵

눈 부시게 반짝이는 푸른빛이 차장 밖으로 짧게 스치며 우리를 급하게 멈춰 세웠어.


조금 떨어진 곳에 아무렇게나 차를 세우고

방금 지나 온 다리를 향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뛰어갔을 때,

처음 시야에 들어온 장면이 잊히지가 않아.


강렬하게 내리쬐는 남프랑스의 햇살 아래 짙고 푸른빛으로 반짝이는 호수엔

그 어떤 걱정, 근심, 미움, 괴로움은 존재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어.


두 달 전 지쳐있던 내게 보내졌던 다이렉트 메세지는 결국 나를 낙원으로 이끌어준 거야.




PC에선 클릭해서 크게 보시길 추천합니다.








- Sainte Croix, Moustiers Sainte Marie,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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