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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린와이 Jul 11. 2021

北國의 빛

- Northern lights




두어 시간쯤 눈을 붙였을까.


좁은 방에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알람을 끄고

주섬 주섬 방한복을 챙겨 숙소를 나선다.


온몸을 휘감는 北國의 한기.

인적도 가로등도 없는 도로 위로 차를 몰아 용암지대인 'Hveir'로 향한다.

 





적막한 벌판 위에 나 홀로.

이따금 고요함을 깨는 유황가스 소리.


'치익- 칙-'


흥분과 설레임.

무리한 일정으로 종일 부서질 것 같던 몸에서는 다시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끈질긴 인내가 필요한 일이었다.  

나는 그저 매일 밤 완벽히 준비된 채로 기다릴 뿐,

선택은 내 몫이 아니다.


몇 번이나 시계를 봤을까.

서쪽하늘에서부터 옅은 푸른빛이 춤을 추듯 아른거리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곧,

마법처럼 밤하늘에 뿌려지는 오로라.


우주가 만들어 내는 경이로운 황홀경 아래

잠시 동안 혼이 빠진 채 지구 밖 세상을 여행한다.












- Mývatn / Höfn, Ice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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