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잡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폴린와이 Jul 17. 2021

사정


자극은 뇌에서 전해지기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 정지된 뇌를 bypass 하여 발기된 육체에 쌓여 간다.​


극도로 예민해진 신경이 견디지 못하는 순간까지 극에 달아오른 것이 느껴질 때,

오히려 자극의 정도를 높인다. ​


요도에 overflow가 걸리며 가랑이엔 묵직한 통증.

발가락 끝부터 정수리까지의 온 신경세포들이

피부를 뚫고 나오듯 요동을 치며


모든 찌꺼기를 쓸어가듯 묵은 감정들 마저 flushing 되는 짜릿한 기분.



-


잠시 무아지경의 상태에서 벗어나,

정신을 추스르고 이성의 눈으로 상황을 바라본다. ​


모든 것을 토해내고 나니 허무한 기분이 든다.

그 안에 혹시나 내뱉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지는 않았을까.​


나의 사정에 누군가는 위안을 느끼고,

누군가는 상처를 입기도 하는 까닭이겠지.



-


어쩌면 자위를 하는 편이 좋았을지 모른다. ​


한 조각 휴지 위로 버려지는 의미 없는 체액들처럼,

아픈 단어들도 차라리 밖으로 나오는 그 순간

그 누구에게도 닿지 않고 폐기처분 될 수 있었을 테니까. ​​



-


그래 맞아. ​


나는 지금,

대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중이야.





매거진의 이전글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