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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에빠지다 Jul 16. 2023

마우리치오 카텔란 ⟪WE⟫

전시 다 끝나가는데도 유람해보는 리움미술관

카텔란은 도덕적 합리성이나
계몽적 이상을 설파하는
예술가 역할을 거부한다.
그는 사기꾼, 협잡꾼, 악동이라
불리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며,
어릿광대를 자처하고
스스로를 희화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인간의 본성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우리 삶의 폐부를 찌르는
예리한 현실 비평가이기도 하다.

- 전시 소개글 중 -




< 전시회 정보 >


마우리치오 카텔란 ⟪WE⟫

2023년 1월 31일 (화) ~ 7월 16일 (일)


리움미술관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55길 60-16)


전시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


Open

10AM - 6PM(화~일)

※ 매주 월요일 휴관


리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예매 후 무료 입장


[ 리움미술관 홈페이지 바로 가기 ]




※ 스압주의 ※


예매가 쉽지 않은

리움미술관의 마우리치오 카텔란전!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보았지만

실패한 적 한두 번 아닌 것,,,


출처: Giphy

포기하지 않고

광클에 광클을 거듭한 결과..


마침내 예매 성공!


전시가 끝나가는 시점이지만

전시를 볼 수 있다는 게 어디냐며...


일단 전시회 유람을 해보기로 합니다T_T


당일, 장맛비를 뚫고

리움미술관에 도착했는데요.


궃은 날씨임에도 불구

전시 막바지여서 그런지

사람이 엄~청 많았어요.


전시는 2층부터 지하 1층까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직원분께서 2층부터 먼저 보고

지하 1층으로 내려오면 된다고

안내해 주셨어요.




2F

넓은 공간의 한구석에

미니어처처럼 자리 잡은 작품인데요.


<비디비도비디부>, 1996

처음에는 귀엽고 아기자기했지만

막상 가까이 들여다보니

다람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었어요.


이쯤 되면 명언이 생각납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것을.


<코미디언>, 2019

좀 더 둘러보니 뉴스에 나왔던

그 유명한 '바나나' 작품을 드디어 영접!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바나나를

벽에 테이프로 고정시켜

작품이라고 포장한 것 뿐인데,

무려 1억 5천만 원에 팔렸답니다.


바나나(가 아닌 어떤 물체든)

어떤 공간에 있는지,

의도는 무엇인지 등에 따라

예술 작품인지를 판단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랑이 두렵지 않다>, 2000

전시 설명에 따르면, 누구나 알고 있지만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문제를 일러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라고

표현한다고 하는데요.


작가는 흰 천을 뒤집어쓴 코끼리를 통해

언급을 꺼리는 미국 내 사회적 갈등을

암시했다고 해요.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 결사단체(KKK)의

전형적인 의복을 상기했음을 알 수 있었어요.


<모두>, 2007

바닥에 놓은 조각들을 보니

천으로 덮인 시신을 표현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보다 보니 작년에 있었던

이태원 참사를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모두>, 2007

작가의 의도대로,

관람객들 각자의 마음속에 새겨진 비극을

생각나게 하도록 만든 것 같아요.


보면 볼수록 숙연해지는 작품이에요.


그리고 그 옆에 사람들이

줄 서고 있는 이유는

바로, 아래 작품을 보기 위해서인데요.


<무제>, 2018

이렇게 협소한 공간이다 보니

관람인원 제한 두는 것도 이해되고

줄 서는 것 또한 수긍하게 되는 것..!


<무제>, 2018

예전에 바티칸에 있는

시스티나 성당에 간 적이 있는데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천장부터 바닥까지

열심히 잔뜩 눈에 담고 왔었어요.


작가는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을

그대로 옮겨와 축소판으로 제작했어요.


<무제>, 2018

이렇게 보니 작가의 과감함이

너무너무너무 놀라운 것이에요...


종교적 권위에 도전하는 느낌이랄까..!!



1F
<밤>, 2021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겠지만(...)

자세히 보면 검은색으로 뒤덮인 성조기에요.

게다가 총알 자국이 많이 보이는데요.


전시 설명글에 따르면,

검게 채색된 성조기에

크기가 제각각인 실탄을

여러 차례 발사했다고 해요.


전쟁, 총기 소지, 인종차별 등

국가가 가진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유령>, 2021

미술관 로비뿐만 아니라

전시장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비둘기.


천장에도 있고, 바닥에도 있는데

관람객을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전시 설명 글을 보면

카텔란은 장소와 맥락에 따라

비둘기에 다른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데요.


이 작품을 처음 공개할 때는

<관람객>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그 이후 <타인>, <유령>, <어린이>와 같은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이번 전시에는 <유령>이라고 부르기로!


<프랭크와 제이미>, 2002

두 명의 경찰이 거꾸로 서있는데요.


저는 이 작품을 보면

무고한 시민을 총격한 사건이 떠올랐고,

이에 미국 시민의 경찰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걸

의도한 건 아닌가 생각했거든요.


<프랭크와 제이미>, 2002

흥미로운 것은 이 작품이

9.11 테러 직후에 전시되었는데,


당시, 한 관람객이 이 작품을 보고

'국민을 지켜내지 못한

국가의 실패'로 읽었다고 하더라고요.


보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지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무제>, 2003

전시 관람하다가 소리가 나길래 봤더니

소년이 높은 곳에 앉아

드럼을 치고 있더라고요.


전시 관람하는 사람들의

주의를 끄네요 ㅎㅎ



B1F
<우리>, 2010

양복을 입고 누워 있는 이 모습은

장례식장을 연상하게 하는 것..!


카텔란의 얼굴과 닮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너무 정교하게 만들여져서

보기만 해도 섬뜩해 보였어요.


<우리>, 2010

삶과 죽음, 권위에 대한 작품인데


그중 창백한 얼굴을 한 사람은

우리 안의 내적 갈등과 모순을

들여다보도록 하는 의도라고 해요.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궁금해서 보니


<무제>, 2001

머리를 내밀고 있는 작품이었어요.


비정상적인 경로로

바닥을 뚫고 머리를 내민 모습은

카텔란 본인을 은유한 듯한데요.


기성 미술의 흐름과 맞지 않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은

카텔란 자신의 위치를 드러냈다고.


<무제>, 2001

사람들이 무릎을 꿇어가면서까지 보길래

뭔가 했더니 조그마한 엘리베이터였어요.


<무제>, 2001

그것도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 엘리베이터!


일상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을

축소시켜 작품의 권위를 걷어내고,

낯설게 함으로써 주변을 되돌아보게 하는

경험을 주고 싶었다고 하네요.




눈을 뗄 수가 없었던 그의 많은 작품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그의 재능이 비범하게 느껴졌어요.


또 보고 싶은데...


전시가 곧 끝나니

너무 아쉬운 것이에요.


흑흑...


<동훈과 준호>, 2023

전시를 다 둘러보고 나면

노숙자 모형을 한 작품을 볼 수 있는데요.


작품임을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작품을 감상하는 미술관에서

노숙자를 직면하게 함으로써

선입견에 도전하는 의도라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정해진 시간마다 나타나는

자전거 탄 찰리를 운 좋게 봤답니다.


이제 진짜 끝!


전시회 유람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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