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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에빠지다 Nov 10. 2019

이정도면 세기의 로맨티스트라고 불러도 될까요? 김구림

https://youtu.be/YXhhI6UjZz8

삼청동에 위치한 김구림 선생님의 작업실
굽이굽이 길 따라서 도착하니 멋진 사모님과 작가님께서 맞이해주시더군요~!
사모님 보고 깜짝 놀랐지 뭐예요.
순간 따님이냐고 (립 서비스 아님) 여쭤봤는데 사모님이시라고 ㅎㅎ

사모님께서는 김구림 선생님께서 웬만하면 인터뷰 허락을 안 하시는데
인터뷰 허락하신 걸 보니 신기하시다면서 칭찬해주셔서 너무 기분 좋았습니다
이것저것 챙겨주시고, 따뜻하게 맞이해주셔서 좋았어요.



-업로드가 늦어진 점 죄송합니다. 인력이 하나이다 보니 여러 가지로 조금 벅차네요







선생님 요새 어떻게 지내셨어요?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병원 통원치료받으면서 지내고 있어. 내가 인터뷰를 안 하는데 그래도 이거는 해보고 싶어서 하는 거야.

ㅎㅎ고맙습니다.
선생님은 아방가르드 1세대라고 이야기하는데요
뭐든지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어.
아방가르드, 1세대 나로 하여금 우리나라에 아방가르드가 탄생하게 되었고
내 밑의 젊은이들이 세계적인 작가가 된 것들이 내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거든


선생님에 대한 논문도 10개가 넘게 있더라고요.

응. 그렇지만 아쉽게 그 논문들이 보면 짜집은게 많아


그런 것들이 못마땅해. 나한테 직접 인터뷰를 해서 진실한 것을 새로운 것을 자꾸 만들어내야 하는데...


나는 스프링 같은 사람


선생님은 정말 고집불통이 실 것 같아요 ㅋㅋㅋ
ㅎㅎ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큰 스프링을 팍 누르면 많이 튀어 오르듯이. 나는 어떤 주위에 자극을 주면 그만큼 튀어 오르는 사람이야
자극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그만큼 튀어 올라서 새로운 걸 하는 사람.

원래 성격은 어떠세요?

그리고 의지가 강한 것 같아.
내가 굉장히 하고자 하는 거는 그대로 하는 사람이야
군대에 있을 때, 담배가 공짜로 나오잖아. 그런데 내가 담배를 피웠어. 

그런데 (저 사람이랑 처음 만났을 때) 담배연기를 그렇게 싫어하더라고. 
그 자리에서 담배를 부러뜨려버리고 딱 끊어버렸어.
끊는 데 5년 걸려 5 년. 

그리고

이 아방가르드 작품을 하고 있지만 나는 굉장히 섬세해파고들어가.
하나를 알려고 하면 나는 끝까지 파고 들어가야 하고, 결말을 봐야지 나는 속이 시원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그리고 내가 대담한 것을 구사하고

예전에" 잔디에 불을 지르는 작품을 하겠다" 하니까 동료 화가들이 너 미쳤나 하더라고.
"그런 짓을 왜 해"! 하면서
미쳤든 말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지. 그거 했더니
경찰이 날 잡으러 오고 난리가 났잖아
그 당시에 주간지에 나오고 난리가 났지.
예술이 뭐냐. 이건 예술이 아니다이러면서..

하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잖아. 



선생님 페이스북 하시는 거 혼자서 다 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누가 대신 올려주는 건가요?

 당연히 저절로 되던데 뭘.. 왜 못해!!! 그거 콱콱 눌러보면 이런 게 뜨는데!
나는 컴퓨터를 배워본 적이 없어. 컴퓨터학원 근처에 가본 적도 없어. 

어느 날 책을 내려고 하는 자꾸 지우고 고치고 하다 보니까 너무 힘들어. 
그래서 용산에 가서 노트북을 하나 사 왔어.
워드 치려면 어떻게 하면 되냐 하니까 손가락을 놓고 그냥 치래.
그래서 가지고 와서  워드를 한 5일 간했어. 그러면서 원고를 치기 시작했지.


그런 촬영도 내가 혼자 다해  나는 배워본 적이 없어. 전부다 독학이야. 
그리고 내가 학교 다닐 때도 가르쳐주는 걸 싫어했어. 
다른 사람은 선생님 다 물어보는데 내는 묻는 게 없어. 

왜? 물어서 하면 머리에 안 들어와.
 내가 고생을 해서 실제로 해봤을 때 머리에 쏙쏙 들어와. 그리고는 다시는 안 잊어버려.
 나는 그렇게 공부한 사람이야. 






돈이 인생이 전부는 아니잖아.



선생님은 두고두고 마음에 남는 것이 있다고 하셨어요
화랑에서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아. 돈이 안되잖아. 내 작품은.
그 말인즉슨, 일반 컬렉터들한테 호감을 못 받는 단 이야기야. 

가정에 들어가면 장식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못되니까 화랑에서 외면해. 
외면하니까 결국에는 힘든 거지.

그렇다고 내가 돈 때문에 예술을 팔아먹고 싶지 않고 하고 싶은 작품을 하고 싶어서 돈이 필요한 거지.
내가 호의호식하고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돈을 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나는 밥 세 끼만 먹고 작업하면 그만이라는 그것 외엔 없어.

그런 담담한 마음으로 이제 살아왔지만 그런데 한 가지가 있어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슬픈 거.

뭐냐 하면 내가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역사야 내가 나중에 죽으면 남이 평가하겠지만
그런 금전적인 것들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못한 거야. 

그걸 못하고 내가 죽는다는 게 가장 아쉽고 그리고 내가 편안히 죽었으면 했는데 
이게 팔십이 넘어서 고령이 되니까 갑자기 암이라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려서 
고통받는 것이 이것이 가장 슬픈 것뿐이라고. 

사랑이라는 것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헌신이야.



선생님 트레이드마크 모자 좀 써주세요 ㅋㅋㅋ
젊어 보이지?ㅋㅋㅋ
이거.. 이거 한 10년 가까이 됐지. 이것도 내가 모자가 많아. 수십 개 되 몇 십 년 된 것도 있고

이거는 사모님이 사주신거죠?ㅎㅎ
뉴욕 시절부터 내가 모자를 썼는데, 모자 보면 어디 가서 사가지고 와.
 미리 사기전에 이야기를 하고 와. 이거 안 맞으면 바꾸러 온다고. 

사모님께서 엄청 잘 챙겨주시나 봐요 
응. 내 작품들 이런 것 있잖아. 이런 거 필요하다고 하면 이런 거 다 찾으러 다녀
그렇게 같이 작품을 하는 거야. 

사모님과는 어떻게 만나시게 된 거예요?
저 사람도 미대 나온 사람이야. 그래서 내가 뉴욕에 있다가 LA에 전시회를 했었어
그때 가서 이 사람을 만났어. 

저 사람이 나를(꼬셨어)

- 사모님: 기억 안 나요ㅋㅋㅋ

절대 결혼을 안 하려고 했어. 그런데 운명이야 운명.

사랑이라는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사랑이라는 것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헌신이야. 
난 그렇게 생각해.

-사모님: 조건 없이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야


사랑을 사모님한테서 배우셨네요

그저 되는대로 그냥 내 생명이 다하는 데까지 
내가 하고자 하는 것까지 하는 것뿐이고. 자식은 키워놨으니까 알아서 살아갈 것이고. 
그렇지만... 

(울먹거리시는...)


가장 내가… 눈 감기 전에 가슴 아픈 게 하나 있어. 저 사람이야.  


저 사람이 불쌍해너무 불쌍해….



내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눈물이 없는 사람인데 내가 왜 눈물까지 나냐 내가
절대 나는 울지 않는 사람이거든… 


나도 아프지만 저 사람이 더 걱정이야속으로… 







내 생각 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대로 밀고 나가라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한테는 "자기 뜻대로 해라.. "
"자기가 생각하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대로 밀고 나가라는 것"이야.
남의 말에 너무 귀 기울여 듣지 말라는 거야. 
교과서적인 그런 것에 너무 묻혀있으면 안 돼
단지 그걸 토대로 해서, 기반으로 해서 자기 생활을 만들어야 돼



그동안 예술을 했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선생님이 생각하는 예술이란?
예술이라는 게 숭고하고 우아하고 말이야 고상하고 아름답고 그런 것들이 아니야. 
인생에 생(生)이라는 것은 고난도 있고 절망도 있고 좌절도 있고
모든 그 어떤 괴로움이 있는 것. 그런 것들이 인생이잖아. 

인생 그 자체야 예술이야.  처절한 그러한 내 삶이야 그것이


살아오면서 고통은 있었지만 평생을 그렇게 겪어 왔기 때문에 억울하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인생사가 그런 거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지. 

그동안 예술을 했다는 것이 다행이구나. 

그래도 내 숨결이 남아있는 그런 것들이 나중에 인정을 받을테니까 ..
어느 정도 위안이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


https://www.instagram.com/falling_in_art/

모든 사진과 인터뷰는 창작자 예술에 빠지다에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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