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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에빠지다 Aug 28. 2021

어쨌든 나는 내 길을 꾸준히 간다 - 수행자 유지희

https://www.youtube.com/watch?v=349dvxKGQ6M





오늘은 보기만 해도 맑고 깨끗하고 청하해 보이는 작가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자연의 기억을 유화로 풍경화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유지의 작가라고 합니다"

2021 한창 뜨거운 여름, 어디 놀러 가고 싶어도 코로나 때문에 놀러 가지도 못 할 때
아주 시원한 작업실에서 작가님이 사주신 아. 아를 마시며 행복한 인터뷰 시작




작품 소개 부탁드려요!

보통 작품 안에서 뭔가 프레임들이 있어요 창문이라든지 액자처럼...

지금 이 공간을 넘어가서 다른 공간의 풍경이라든지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들


그 자연의 요소들이 들어가는데 거기에 약간 바람에 흔들리듯이 현장감을 넣어서

공간과 기억 자연까지 어우러진 풍경화로 그리고 있어요 헤헤 (뻘쭘)


작가님의 유년시절이 궁금해요

어릴 때 유치원 때 미국에서 4년 있었고 한국에 다시 들어왔었다가
중학교 고등학교 1학년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었어요.
완전히 한국에 들어온 게 고 2 때 입시를 해서 홍대에 가고

우와! 언어에 재능이 있으시겠어요!

아니요ㅋㅋ 영어는 하는데 이태리어는 제가 아무리 배워도 안 늘더라고요

그렇지만 작품 홍보에 있어서 다른 작가가 가지고 있지 않은 장점이자 스킬일 수도 있겠어요.
가끔 그때의 향수는 느껴지시지 않으시나요?
향수는 제 작업에 제일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밀라노에 있을 때는 한국 생각이 나고
한국에 있으면 밀라노 생각이 나고

여행에 가서라도 예전에 갔었던 여행지의 기억이 떠오르는 보편적인 경험이 있잖아요
그런 향수 그리움?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는 게 작품 속에 계속 나오는 것 같아요

미국에서의 생활 중 기억나는 것?
카펫 바닥

그리고 제일 기억나는 게 디즈니랜드를 갔었어요
유모차를 타고 가고 있는데 갑자기 엄청 큰 인형탈들이 저를 내려다보고 있는 거예요
세 네 마리가..
그때 너무 무서워서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나요

좋은 기억이 아니고 안 좋은 기억으로... 그래서 인형탈 되게 싫어해요ㅋㅋㅋㅋ
정신적 피해 보상을 받아야 할 것 같아요 ㅋㅋ

일반인이 봤을 때는 그냥 창문에 네모난 거 아니냐라는 궁금증이 생길 것도 같아요

물은 어디서나 봐도 비슷한 풍경이잖아요 색감이 다르거나, 기후에 따라서 다른 요소는 있지만..

가장 보편적이고 어느 곳을 가도 예전에 여기서 갔었던 바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공통되게 느낄 수 있는 풍경이라고 생각을 해서 자꾸 등장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프레임 너머의 풍경 중에서 물, 바다 라든가 호수 같은 큰 ... 계속 보여주고 있고요


그럼 앞에 있는 잎사귀들은 뭔가여?ㅎㅎ
기억을 환기 시킨다는 부분이에요 현재를 상징해요
이거는 과거일 수도 있고 미래일 수도 있지만
제 눈앞에 있는 식물들이라든지 터치로 흐려지는 움직임이 있는 것들은 현재를 나타낸다고 생각을 했고


물결이라고 해야 하나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조금 더 지금 이 순간,
이런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저희 오빠는 풀 깎을 때 같다고 ㅋㅋㅋ

작품과 작가가 닮는다고 하잖아요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어떠세요?


어떤 것 같으세요? ㅎㅎ 그런 것 같아요?ㅎㅎ
네 그런 것 같아요 뭔가 차분한 느낌..?

전시장에서 관객들과 만나면 작가님 작품이랑 닮았어요 이런 이야기 많이 들어요

그럼 강해 보인다거나 그렇게 할 생각은...
예전에 학생 때는 되게 과감하게, 엄청 찐한 남색 이런 거
큰 붓으로 막 하는 걸 되게 좋아했거든요 그땐 그랬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어요...
약간 그런 욕구가 있긴 있는 것 같아요 정제해서 긍정적인 기운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 같아요



나는 그냥 화가구나


작가님은 원래 꿈이 어떤 거였어요?

오빠가 원래는 자동차 디자이너를 하고 싶어 했어요
오빠가 자동차 그림 그리는 거 저도 옆에서 따라 그리고 미술학원도 오빠 따라서 갔었고

그냥 열심히 그리는 거 좋아하고 하니까 부모님이 '화가 해라' 하셨고
그냥 '나는 화가구나' 이러면서 쭉 했었어요

밀라노에 있을 때 미술시간에 잘 그리니까 사람들이 너 화가 해라 이러니까
나 화가인가 봐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게 세뇌 당한 것 같은데요)
그러게요 세뇌당했나봐요ㅎㅎ


그럼 작가님은 어렸을 때부터 화가가 꿈이었을 수도 있겠어요
그때 내가 원했던 화가의 모습과 지금의 화가의 모습이 닮았나요?

 어... 그때는 되게 막연한 게 있었던 것 같고 크게 다르다는 느낌은 없기는 해요
그렇다고 환상적인 뭔가 막 걱정 없이 그림 그리고.. 이런 거는 아니구나


 

작가님의 인생에 터닝포인트?

만약 밀라노에서 부모님이랑 들어오지 않고 거기서 끝까지 학업을 마치고
영국이나 미국으로 유학을 갔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던 적은 있어요

그런데 한국에 들어오고 싶었어요 그때는 잘 지내긴 했지만
한국 향수병이 있었고 나도 한국 가서 교복 입고 떡볶이 먹고 그런 게 부러운 거예요
그곳은 그런 게 없잖아요 노래방 이런 것도 없고 빨리 한국 들어오고 싶은 마음이 커서
들어왔는데 좋았어요

아 남들은 외국 유학을 꿈꾸는데요


오히려 저는 더 소속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외국 생활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제일 큰 영향중 하나를 생각하는 게 학교를 갔다가 집에 가는 길에 트램을 타고 집에 갔었어요
그거 타고 다녔는데.. 트램 길이 주변에 풀들도 많고 풍경 자체가 이뻤어요


그래서 거기서 건축들이 너무 이쁘잖아요 거기서부터 그리는 게 너무 재미있었고
거기서는 건축 드로잉을 진짜 많이 했었었어요

한 번은 화창한 날 집에 가는데 나무들이 바람에 휘날리는 반짝반짝하는 게 너무 이쁜 거예요


너무 이쁘다 아름답다 하면서 그때는 핸드폰에 카메라 같은 건 없었으니까
막 스케치하고 그랬었거든요
나무에 해가 비쳤을 때는 이런 색이 나왔고 그림자는 이런 색이었고
글씨로 이렇게 써놨었고 그러면서 풍경 보는 걸 좋아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나름의 재미요소를 찾아가고 있다



비슷한 이미지를 그리게 되면 지루할 때가 있지 않나요?
처음에는 다양하게 그려봤거든요
예전에 더 과감하게 그렸던 적이 있었고 조금 더 세밀하게 건축물을 그리거나..

그래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쪽으로 좁혀지게 되더라고요

지루할 때도 있는데 약간 지루한가 싶다가도 뭔가 재미를 그 안에서 계속 찾더라고요
재료든 색이든 아니면 화면 구성이든..

그 안에서 연구해가면서 발전해나가는 느낌이 드니까 괜찮은 것 같아요



전시 중 기억에 남는 관객이 있다면서요?
다양한 관객분들이 계시죠 그중에서도 어린 관객분이 기억이 나요.

아트페어에 참가했었을 때 작은 소품 그림을 초등학생이 사는 거예요
자기 용돈을 모아가지고 샀대요

그런데 그 친구가 그다음 해도 와서 또 사고... 점점 금액이 커지더라고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님들도 좋은 작품들도 구입하고
그 친구의 여동생도 있었는데 그 친구도 그림을 사고


작품을 사는 게 신기하다가 제일 컸고 어 왜 내 그림을 선택하게 됐을까
생각하게 되면 애들 눈에도 좋은가 보다 되게 좋다


그래서 힘들어도 해라,힘들어도 꿋꿋이 해라
그러면 나중에 좋은 일이 생길 거다


작가 생활을 하면서 힘든 점?

맨날 있는데요 맨날 힘든데…ㅎㅎ

일단은 외로운 게 컸던 것 같아요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혼자 쓰거나 할 때도 모든 스케줄을 제가 알아서 정해서 제가 작업실을 나오는지 그림을 그리는지 아무도 모르게 했어요

그때만 해도 SNS를 활발하게 하지도 않았고요
이 세상에서 존재감이 없다, 유령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외딴섬의 사람 같다.

사람들은 회사를 출근하거나 일을 할 때는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상호작용을 이 있는데
물론 스트레스도 받고 힘들기도 하겠지만 나도 그런 자극을 받고 싶다 생각을 할 때가 많았어요 외롭다.

그때가 몇 년 전이었나요?

4년 전이요

그럼 4년 전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혼자 그렇게 외롭다 생각하면서도 어쨌든 열심히 그렸잖아요
그렇게 그려낸 작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지금의 제가 됐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힘들어도 해라, 힘들어도 꿋꿋이 해라. 그러면 나중에 좋은 일이 생길 거다
혼자 있을 때 시간을 너무 외롭다고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

잘했다 고생했다


맨날 있는데요 맨날 힘든데…ㅎㅎ

일단은 외로운 게 컸던 것 같아요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혼자 쓰거나 할 때도 모든 스케줄을 제가 알아서 정해서 제가 작업실을 나오는지 그림을 그리는지 아무도 모르게 했어요

그때만 해도 SNS를 활발하게 하지도 않았고요
이 세상에서 존재감이 없다, 유령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외딴섬의 사람 같다.

사람들은 회사를 출근하거나 일을 할 때는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상호작용을 이 있는데
물론 스트레스도 받고 힘들기도 하겠지만 나도 그런 자극을 받고 싶다 생각을 할 때가 많았어요 외롭다.

그때가 몇 년 전이었나요?

4년 전이요

그럼 4년 전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혼자 그렇게 외롭다 생각하면서도 어쨌든 열심히 그렸잖아요
그렇게 그려낸 작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지금의 제가 됐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힘들어도 해라, 힘들어도 꿋꿋이 해라. 그러면 나중에 좋은 일이 생길 거다
혼자 있을 때 시간을 너무 외롭다고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

잘했다 고생했다


그렇다면 4년 후의 나는?

 아 뭐하고 있을까 그림 그리고 있겠지만 지금보다는 좀 더 ...


지금보다는 좀 더 마음이 여유롭지 않을까?

바쁘긴 하겠지만 뭔가 이렇게 안정이 되고 여러 가지로 그렇지 않을까


작가는 수행자다


제가 생각하는 작가는 수행자? 말 그대로 매일매일 혼자 뭔가를...
만들어야 하고 연구해야 하고 보여주고 거기서 그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나는 내 길을 계속 꾸준히 간다


그런 의미에서 수행자 같은 성격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작가님의 향후 계획
일단 이미지 자체에만 집중을 하고 있었지 재료 부분에서는 크게 고민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확실히 부피감이 있고 조금 더 존재감이 있다고 해아 할까요

색이 로든 재료로든 조금 무게감을 더 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어요



https://www.instagram.com/falling_in_art/


이 글은 창작자 예술에빠지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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