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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에빠지다 Mar 09. 2022

종영이형을 보면서 위안 삼아라, 별거 아니니까

박종영작가

https://youtu.be/jP5dUa7J25g






안녕하세요~


지난여름,

박종영 작가의 작업실에 다녀왔는데요

항상 설치작업은

회화 작품과 다르게

보는 맛(?)이 있는 것 같아요



당시 여름에 촬영할 시기에는

예쁜 따님을 낳기 전이었어요.

작가님은 무척

기대 가득해 보였고

이제 아빠의 될 모습에

가장의 무게감도 느껴졌습니다!



어마 무시한

박종영 작가님의 작품에

흠뻑 빠져보시지요!


이야 완전 대작들이

이곳에서 제작되는군요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에 영광..ㅎ



작가님, 이렇게 큰 작품들이
작가님을 쳐다보고 있으면
좀 무서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좀 무서웠어요
작업하고 있는데
등골이 오싹해서 뒤를 돌아보니까
작품들이 저를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눈이 있다 보니까..

얼른 집에 갔죠

저도 그런 건 믿지 않는데
오싹한 건 어쩔 수 없어요
그런 공포영화들이 많잖아요
눈이 돌아가고 그런 거.
갑자기 연상이 되고 그러니까..


그럴 일은 없지만.. ㅋㅋ




아, 이렇게 된 김에

pd님 출산하셨으니까,

제가 아기 수저 하나 만들어드릴게요.!



그렇게 직캠으로

박종영 작가가 하는 작업을 보며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우와 근데 작업하실 때
너무 위험해 보여서...
정신 바짝 차리셔야 할 것 같네요

조심해야죠
잘못하면 크게 다쳐요

절대 저는 작업할 때는
음악 같은 거 못 들어요
전화도 못 듣고요.
잘못되면 소리가 나서
그 소리를 감지해야 되니까


그럼 그 다음날 컨디션 때문에라도
과음하시면 안 되겠어요.
술을 먹어야 된다고 하면
작업실을 아예 안 오죠
감각적으로 둔해지니까요.

차라리 장갑을 안 끼면
베거나 이 정도인데

손에 장갑을 안 끼고
기계를 만지는 이유가
장갑을 끼면
큰 흠으로 빨려 들어가요

엇 그럼 그것보다 좀 더 얇은
수술 장갑 등은요?


되는데 의미없죠ㅎㅎ
그러니까 보통분들은
목장갑을 보통 많이 생각하시는데
실밥이 있어서 제일 잘 빨려 들어가요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시겠어요


항상 다치지 마라, 하시죠.
 조심하면서 무리하지 않으려고 하고

어렸을 때는
날 새고 계속 작업을 했는데
요즘에는 직장인처럼
 아침에 와서 저녁에 퇴근하고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죠


특히 작품들이 무겁고 이런 것들이라
어디 아프고 이러면
하루 작업이 못 하고 그러니까
조심해서 해야죠

남자분들은 많이 하는
축구, 농구 같은 스포츠처럼
손목을 많이 다칠 수 있는 것들은
안 하려고 하죠


이거 아니면 없다

자, 이렇게 보다 보니


작가님의 어렸을 때부터 현재까지.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을까,


궁금해지는데요



제 고향이 여수인데


그 근처에는 미대도 없고
미술에 관련된 것들이 없었어요

미술이 막연히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할 수가 없어서
 공부 쪽으로 만 하고 있었고
 
그런데 서울로 대학을 와서 보니
 여러 가지 루트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숭실대학교 공대 다니다가


몰래 학교를 자퇴하고
군대 갔다 와서 다시 미술을 시작했어요

  


집에서는 난리가 났죠





제대할 때 되니까

 나이가 25, 26인데

 아버지랑은 크게 싸우고



"그러면 너 하고 싶은 데로 해라

네가 하고 싶은 데로 살아라"


저는 그대로 쫓겨나고..


그렇게 미술을 선택했죠.


특히 미술 쪽은 학원비가 부담이 되니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교를 다녔는데

거의 8개월 만에 아버지 찾아가서

학교를 들어가야 되는데 이것만 해달라,

학원비 지원받아서 학원을 갔죠


 
제가 선택한 거니까
어쩔 수 없이 책임져야 되니까
그래서 정말 이거 아니면 없다
라는 생각으로


입시를 보고 홍대를 들어갔죠




만약 따님께서 작가의 길을 가겠다고 하면


박종영 작가님은 어떤 반응일까요?



미술을 하겠다고 하면 우선은...

ㅋㅋㅋ 모르겠어요

가족.. 회의를 해야죠



 저도 제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싶다고 부모한테 그랬는데

너는 하지 마 그러기가 좀 그렇죠



엄청 재미있고 그런 직업이긴 하지만

그만큼 힘든 직업이니까



뭐 그런데 죽어라 저처럼 한다고 하면...

집 나가고 하겠다 하면

(앗! 딸이 이거 보고 나서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ㅋㅋ)


그러면 어쩔 수 없는 거죠




우여곡절 들어간 학교에서의 생활



저보다 나이가 일곱 살 어린 친구들이랑

 학교를 다니면서 보니까

대학생활을 즐기자

이런 생각보다는


'졸업을 잘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대학원도 가고

 그렇게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처음에는 늦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주변에서도 그 나이에 시작해서 어떡하냐고..
 그런 이야기를 되게 많이 하셨거든요

당연히 저 친구들이 나보다

더 빨리 시작을 했고



 당연히 내가 못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지만

십 년이 지난 후에는

그때는 내가 정말 못 하고 있으면

내 스스로가 되게

선택에 대해서

엄청 후회할 것 같아서

 죽어라 했었죠



그런데 늦게 했다는 게 자체가
시간 지나보니 별로 의미가 없더라고요.


나는 27살 때 일학년이었는데
너는 27에 
벌써 대학을 졸업하고
다른 걸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너무 조바심 갖지 마라....



가끔 동기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자신들이 작가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이 길을 계속 가야 할지에 대해서

걱정과 고민이 많더라고요,



그럼 저는 항상 그렇게 이야길 했어요



나는 너를 만났을 때 27 이었다
 너희들이 대학을 시작했을 때 난 27이고
그런데 너희들은  스무 살이고
 
나는 서른일 때
너희는 스물세 살인데


이제 대학 졸업하고 뭐 할까를
 벌써 선택하고 고민하는 거 자체가
나중에 선택해도 나보다 빠르다

나는 27살 때 일학년이었는데
 너는 27에 벌써 대학을 졸업하고
 다른 걸 할 수 있는 상황인데

 너무 조바심 갖지 말라고....

사실은 꼰대 같은 이야기죠
그거를 그 친구들이 직접 느끼기에는
 진짜 꼰대 같은 소리라고 생각할 수 있죠



나를 보면서 위안을 삼아라

 저 형은 몇 살인데 저러고 있다 이런거...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공대에서 했던 과목들이

어쩌면 지금 하는 작업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공부를 했던
부분이랑 결합을 해서
키네틱 작업으로 선택했던 것 같아요


조각에도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아요
보통 조사라고 하거든요

조소는 소조와 조소가 합쳐진 단어에요

 소조는 덩어리를 쌓아가며
흙이나 이런 걸 쌓아내면서 만드는 거고
 
조각은 깎아내면서
 큰 덩어리에서 자기가 원하는 형태로
 깎아내면서 만드는 형태로 만드는 건데

소조보다는 조각이 훨씬 더 매력적인 이유가

돌이나 그런 나무들이
재료가 강하고
그리고 한번 실수하면
되돌릴 수가 없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긴장하면서 보게 되고
 이 작품을 결과물로 갈 때까지
치밀한 계산을 하지 않으면
원하는 형태가 안 나오거나
비싼 재료를 다 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긴장감 같은 거 집중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좋아서 조각을 하는 것 같아요




자연적인 나무 소재와
 금속이라는 따뜻함과 차가움
의 대비를 이루어내는 게 재미있었고

특히 마리오네트가
결국에는 우리가 전시장에서
보는 관객들이 감정 이입이 되는
대상이잖아요

 그리고 그거를 관객이 전시장에서는 눌러서 움직이게 하거나
작동을 시키게 만드는 어떻게 보면
 인형사 역할을 관객이 한단 말이죠

나중에 전시장에서 나와서 보면
실제 사회에서는 사회의 어떤 구조나 우리가 배웠던 학습된 내용들

사회 제도 여러 가지 그거에 맞춰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것들을 보면
 전시장의 마리오네트랑
같은 조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미디어와 결합하시는 부분은
어렵지 않으신가요?

 매번 작업할 때마다
새로운 기술 접목할 때
그거 진짜 정말..ㅋㅋㅋㅋㅋㅋ

 특히나 미디어적인 부분 인터렉션이
 바로바로 컴퓨터와 관련된 부분이 되면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이기도 하고
 주변의 작가와 같이 협업하기도 하는데
 왜 이렇게 되는지도 모를 정도가 많아요

 항상 고민이죠

 신기술을 할 때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기술이 발전하는 것에 따라서


따라가려면 작업도 발전해야 하는데요.


어려운 부분이 있겠네요



그런 부분에서 받아들이려고 하는..

 새로운 어떤 기술이나 움직임에 대한 것
그런 부분을 좀 더 융합해서 하려고 하고 있고

특히 작업할 때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해야 된다는 생각보다는
 전문가들하고 협업하는 것들을
 좀 자주 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기계 특성상 고장도
나는 경우도 생기겠어요

 아무래도 그렇죠
예전에 대학교 때부터 해왔던
마리오네트 시리즈는 고장이 거의 안 나요
안정화됐다고 해야 하나?
10년 정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신기술을 접목한 작업들에서는
예상치 못한 부분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설치는 3년이 지나니까
이게 끊어질까 싶은데
반복적인 행동이 되면 끊어지더라고요

피로 누적으로 강철 와이어도 끊어지고
 모터도 사용 기간이 있으니까
그런 부분들은 감안을 하면서
계산을 해야죠

그래서 그런지 관객 입장에서는
단순한 나무 조각보다는
훨씬 더 재미있는
요소가 있는 것 같아요.

작품을 전시할 때
이게 어떻게 하면 작동한다
이런 걸 잘 안 적어 놔요

작품이라는
게 관객들이 경험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지고
자기가 느끼고 싶은 데로 느껴야 되는데
전시 소개나 전시 설명까지 다 있으면
거기에 맞춰서 너무 수동적으로 변해요


어떤 사람들은 그냥 지나가고
그냥 지나가다가 움직이면
이게 뭐지 하고 다시 한번 와서 보고
(맞아요! 제가 그냥 쓱 지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만졌어요!ㅎㅎ)

 반응을 얻은 사람은 재미있어하는 것 같고
움직이는지 모르는 사람은
그냥 나뭇조각 이구나
그런데 그냥 조형적인 부분만 보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작업에 사용하신 나무의 종류는 무엇인가요?
지금 깎고 있는 나무는
가구(원목 테이블 등)에 많이 쓰는
월넛이라고 호두나무이거든요


저렇게 쌓여있는 것들은 소나무류 고요
(소나무 비싸지 않아요?)
소나무가 제일 싸죠

월넛이나 이런 나무들이
 고급 수종이라서 비싸요

 
나무를 고를 때 기준이 있나요?
 우선은 나무에 종류에 따라서
침제 변제라고 해서
나무의 잘라내는 중심부를 심지라고 하면
중심부 옆이 심지라고 하면 변제라고 해서
옆에 껍질이라고 있어요

그 부분은 잘 변하는 재질이거든요
그 부분을 쓰면 잘 휘어서
나중에 작품을 붙였을 때

나중에 터지는 경우도 많고 하니까
될 수 있으면 동그란 나무가 있다고 하면
가장 좋은 부분을 쓰려고 하죠

정말 솔직히 궁금했던 점이 있는데
이것도 여쭤봐도 될까 싶어요.
(뭘까요?ㅎㅎ)


나무를 이용하는 행위가
어쩌면 환경을 해친다는 생각은
해보셨나요?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있죠.

 좀 뭐랄까..
 이걸 살았다고 해야 하나
 죽었다고 해야 하나라는 생각

 어떻게 보면
판재, 합판으로 재탄생한 나무들이잖아요
이거 가지고 다시 잃은 생명을
움직이는 작품으로서
생명을 넣어주는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죠
 
안 그러면 되게 죄책감 많죠
 어디 가서 나무 못 잘라요


잘라진 나무만 가지고 하는 거죠..
너무 합리화적인 생각일 수 있는데
이미 시중에 나와있는
목재를 가지고 사용하려고 합니다


자, 거의 다 마무리 되어가네요

작가님은 작품들이 다 크고
손이 많이 가서 어떻게 돈을 모으시나요?


그런 생각 많이 하실 것 같아요.
그전에는 전시를 사 년에 한 번씩 했어요

개인전을 하게 되면 작업 기간이 기니까
자주 전시를 하는 편이 안되고
워낙 또 재료비 비용이 크다 보니까
우선 작업비용을
확보를 하고 시작해야 되잖아요

기금을 받거나 작품을 판매하거나
그러면 그때 이제 하나씩 만들고
이런 식으로 진행하게 되는 거죠


실제로는 집에서 있는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티브이도 많이 보고 미디어도
 많이 보는 사람인데

그러면서 이걸 작업에 써봐야지 이러면서
그런 것들을 착착 모아놓고
전시가 가능하거나
돈이 모였거나 하면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 거죠.


아, 그리고 저 정말 감사하다고
표현하고 싶은 분이 계세요

여기 김승주 소아과 원장님..
어떻게 보면 정말 든든한 후원자이신데요
제가 이 공간을 같이 사용할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작업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www.instagram.com/falling_in_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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