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품이든 서비스든 공짜로 주는 것은 가능한 받지 않는다. 덤이든 서비스든 사은품이든 그 어떤 명목이든 누가 주든 공짜는 거절한다는 원칙을 지키며 살아간다.
세상은 갖고 싶은 것들로 넘쳐나고, 주위에서는 매 순간 이 상품을, 이 서비스를 사라고 유혹한다. 각종 회원가입과 포인트 적립, 마일리지 등도 이에 속한다. 이 모두가 소비자와 연결고리를 만들어 소비자를 생산자나 판매자들의 상품에 묶어두기 위한 장치이다. 문제는 이 장치에 한번 묶이면 상품 생산자의 상품 공급시스템에 길들여져서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점이다.
오랜 경험으로 내가 깨달은 것은 공짜는 더 값비싼 대가를 가까운 날에 내게 요구한다는 것이다. 예외는 거의 없었다. 누군가가 지금까지 공짜로 무엇을 받고 대가를 치른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는 자신이 이미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을 모를 뿐이다.
공짜에 길들여지는 순간, 내게 꼭 필요한 것만을 사는 지혜는 사라지고, 구매 기준이 상품의 절대적 필요성이나 품질보다 가격에만 한정되는 걸 느꼈다. 무엇보다 공짜로 제공되는 것들을 받고 나서 그 물건이나 서비스를 계속 사거나 이용해줘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이 생겼다. 고도의 마케팅이고 상술이겠지만, 기본적으로 남에게 받은 것은 되갚아주어야 마음 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왜 내가 적극적으로 원하지도 않은 것에서 부담감을 느껴야 하는가? 무엇보다 공짜와 연결되어 구매한 물건과 서비스는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잊혀지고 쓸모없게 되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그것들이 나의 귀중한 시간과 돈을 빼앗아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나는 그때부터 앞으로 공짜로 주는 것은 무엇이든 딱 거절하기로 결심했다.
공짜를 거절하고부터 이전보다 물건을 사는데 쓰는 시간과 비용이 줄었고 집은 더 넓어졌다. 더불어 내가 미리 계획하고 생각한 것 이외의 것에 마음과 시간과 돈 쓰는 일이 적어졌다. 물건에 대한 애착이 사라지고, 마음과 시간을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설명할 수 없는 해방감과 행복감을 느낀다.
오늘도 주위의 온갖 공짜 공세를 거절하며 나의 행복을 지키고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