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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i Dante Sep 30. 2018

거스름돈을 세지 않는다.

 나는 거스름돈을 세지 않는다.


 나는 물건을 사고 나서 받은 거스름돈을 세지 않는다.  오래전 어느 날 거스름돈을 확인하다가 내가 지금 이걸 왜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스쳤다. 거스름돈을  세는 이유는 혹시 잘못 계산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물건을 팔고 계산을 하는 사람은 거스름돈을 내주는 그 일에 전문가여서 거스름돈을 잘못 계산해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때까지 나는 거스름돈을 잘못 받은 경험이 없었다.


 그런데 왜 나는 확률이 매우 낮은 거스름돈을 잘못받을 가능성에  시간과 신경을 소모할 필요가  있는가?  이처럼 사소하지만 비효율적인 일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 나는 현금으로 무엇을 사고 나서 받은 거스름돈을 세어보지 않는다.


 거스름돈을 세어보지 않기 시작할 때 1만 원권이 최고 단위 화폐였지만, 지금은 5만 원권이  최고 단위 화폐다. 5만 원권이 나오고 나서 이제 단위도 커졌으니 거스름돈을 세어야 하나 하고  잠시 생각도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거스름돈을 세지 않는다.


 거스름돈을 세지 않음으로써 얻는 이익은  시간 절약과 신경 안씀이다. 오늘도 나는 물건을 사고나서 이 작은 이익도 함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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