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을 위한다면, 캐쉬 카우를 만들어야 한다.
목차
1.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돈이 없다면?
2.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하기
3. 어떤 콘텐츠를, 얼만큼의 가격으로 팔아야 할까?
4. 와 이게 진짜 팔리네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1. 하고 싶은 일을 맘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2. 부수익을 만들고 싶다.
3. 사이드 프로젝트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
5월에 다니는 회사를 퇴사하고, 창업을 시작했다. 문제는 창업을 하고, 수익을 만들기까지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이었다. 서비스가 당장 대박이 나서 돈이 나면 좋겠지만, 모든 창업이 그렇듯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시간을 예측할 수 없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모은 돈이 있지만, 언젠가 이 돈은 바닥날거고 그 이후에 과연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돈이 없어서 할 수 없는 상황은 막고 싶었다.
창업과 별개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캐쉬 카우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고, 캐쉬 카우를 만들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만드는 데 리소스가 아까웠다. 창업에 모든 리소스를 쏟아야 하는데, 캐쉬 카우에 신경을 쓴다니... 이건 사치다!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 작년 10월부터 사이드 프로젝트로 노션 템플릿 사이트를 만들어 배포했고, SEO를 잘 설정한 덕분에 이제 신경 쓰지 않아도 유저가 검색 유입으로 꾸준히 들어오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 사이트를 잘 활용하면, 캐쉬 카우를 충분히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노션 박스에서 직접 만든 노션 템플릿을 제공해왔고, 그동안 제공한 템플릿 중 일부를 유료로 판매하면 캐쉬 카우로 워킹하리라 판단했다. 다만, 사이트 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막막했다. 사이트 자체도 노션과 우피(https://www.oopy.io/)를 활용해 만들었기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현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결제 대행사와 컨택하기에 배보다 배꼽이 크고, 결제 시스템을 기본 기능으로 제공하는 웹사이트 툴로 새로 사이트를 개설하는 것도 의미가 없었다. 사이트의 SEO를 잘한 덕분에 많은 유저가 검색으로 들어왔는데, 이 사이트를 포기하는 건 말이 안 됐다.
기존 사이트를 유지하면서, 유료 템플릿을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고, 서칭을 열심히 해본 결과 콘텐츠를 자유롭게 판매 가능한 크티(https://ctee.kr/)라는 서비스를 알게 됐다. 사이트에서 크티 마켓 플레이스를 연결시키면, 유료 템플릿을 판매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바로 노션 박스 사이트에서 유료 템플릿을 구매할 수 있는 크티 마켓 플레이스를 연결시켰다. 덕분에, "어떻게 템플릿을 유료로 판매하지?"라는 가장 큰 난관은 해결했다.
다만, 아직까지 풀어야 할 문제가 2개나 남았다. 바로 (1) 판매할 템플릿 선정 기준과 (2) 적정 가격선이었다.
1. 어떤 템플릿을 유료로 팔아야 할까?
2. 유료 템플릿 가격군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첫 번째 풀어야 할 문제는 "판매해야 할 템플릿을 어떻게 선정할까?"였다. 애초에 노션 박스는 무료 템플릿을 지향했기에, 등록된 모든 템플릿을 유료로 판매할 수 없었다. 무지성으로 템플릿을 판매한다면 (1) 템플릿의 가치에 의문을 가질 수 있고, (2) 판매 상품의 폭이 무분별하게 넓어지리라 판단했다. 최소한의 템플릿만 판매해서 노션 박스의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
다행히도 데이터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기에, 사이트를 개설한 직후부터 모든 페이지와 이벤트 데이터를 Google Analytics와 Google Tag Manager로 수집해왔다. 해당 데이터를 Google Data Studio를 활용해 대쉬보드로 만들어서 계속 데이터를 트래킹해왔고, 각 템플릿 별 조회와 다운로드 수를 확인했고, 가장 인기 있는 템플릿이 무엇인지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두 번째 풀어야 할 질문은 "템플릿의 적당한 가격은 얼마일까?"였다. 템플릿이 지나치게 비싸면 사람들은 템플릿을 구매하지 않을 거고, 반대로 템플릿이 지나치게 싸다면 캐쉬 카우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적정 가격선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에 빠졌다.
템플릿을 유료로 판매하는 아이디어는 UGC(User Generated Content) 시장을 다룬 아티클에서 시작됐었다. 몇 개월 전 UGC 아티클을 봤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아이템을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는 걸 흥미롭게 접했다. 문득, 노션 템플릿의 가격선도 다꾸 아이템의 가격선에 맞춘다면 적정 가격선을 만드리라 생각했다.
판단 근거는 노션 템플릿과 다꾸 아이템의 공통점에 기반했다. 둘 다, (1) 자신이 직접 만들 수 있지만, 이 시간을 아끼기 위해 다른 사람이 만든 콘텐츠를 구매하며, (2) 일상에서 자주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즉, 노션 템플릿이나 다꾸 아이템, (1) 모두 사용하는 상황이 비슷하고 (2) 비슷한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가격선이 서로 유사하리라 판단했다.
다꾸 아이템이 활발하게 유통되는 채널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였고,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다꾸 아이템의 가격을 집계한다면 적정 가격선을 알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PM으로서 가져야 할 핵심 능력은 데이터 분석이라고 생각해, 작년부터 데이터 분석 코딩을 공부해왔고 그 덕분에 바로 크롤링을 할 수 있었다. 코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 ㅎㅎ...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다꾸 아이템의 모든 정보를 크롤링했고, 201 페이지의 데이터를 크롤링해서 5765개의 다꾸 아이템 정보를 얻었다. 이 모든 정보를 크롤링 없이 직접 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제 가격 데이터를 얻었으니, 가장 많이 분포된 가격선을 시각화해서 알아내면 됐다. 데이터를 히스토그램으로 시각화했고, 결과적으로 2,200 ~ 2,400원에 다꾸 아이템의 적정 가격선이 형성됐음을 데이터로 파악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노션 템플릿 가격을 2,400원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양심적으로(?) 리소스가 별로 들지 않은 템플릿은 그보다 싼 가격으로 업로드했다.
가격이 타당해서 그럴까? 크티 마켓 플레이스를 오픈한 지 하루 만에 매출이 발생했다. 물론 해당 가격선이 타당한지를 보기 위해서 CVR(Conversion Rate)를 봐야 알겠지만, 크티에게 해당 정보는 제공하지 않으니... 그래도 하루 만에 매출이 발생했으니 유효할지도…? 반박 시, 여러분 말이 맞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비참한 때는 하고 싶은 일이 돈 때문에 못하는 상황이 아닐까 싶다. 캐쉬 카우를 만든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부담 없이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환경을 만든다면, 세상은 더 재밌게 돌아갈지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