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시간의 속삭임


디카시


시간의 속삭임/아다나


황금빛 물결이 눈부시게

위로를 건넨다

버텨낸 이유만으로 충분히

빛나는 날

조용히 피어나길




<시작 메모 >

수능 전이었다.


하루하루 살얼음길을 걷고 있는

수능을 앞둔 자녀들의 엄마들에게

봉사 모임에서

작은 정성들을 모아서

격려 품을 전달했다.


부모도 자녀도 모두가 위로를

받아야 할 시기였다.



일일이 긴장된 마음을

어찌 표현하랴


경험자들은 고스란히 끌어안고

함께 동고의 마음을 느꼈다.


외출하는 길에

모성의 발동하는 촉은

언제나 빛 나가질 않는다.


주말도 없이 손녀 순순이와

강행군을 하는 스케줄이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이 역시 나로

바로 이어졌다.


몇 가지 반찬을 주섬주섬해서

이벤트 삼아 순순이네 아파트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sos 문자가 딩동 한다.


'어머니 바쁘세요'


"와이 "


"뭔 일 있나?"


깜놀 시키려 일부러 말하지 않고

방문하는 길이었다.







며느리의 카톡

'000 ' 가

지금 너무 아프데요'

'집에 가보실 수 있으신가요?


"그렇구나"

"집 앞이다"


'저희 집이요?'


"반찬 해서 왔다"


'우아 감사합니다 천사 천사 '

'병원 가보라고 해주세요'


천사 천사라고 표현을 하는 며느리

얼마나 다급했는지 마음이 전해진다.


아이고 철인 28호 가 아니지

들어서자마자 심각한 울 아들의

표정에서 감도는 기분은

곧바로 쓰러질듯한 컨디션이다.


순순히 도 소중하지만

내 아들도 더 소중하단다.


어서 병원을 가라고 독촉하고

함께 가길 권해도

움직일 상황이 아니었다.


약 먹고 바로 뻗어 버렸다.

얼마나 땀을 흘리고 자는지

정말 안쓰러운 마음에

가슴 찡하게 쓰나미가 밀려왔다.


순순이는 좀 전의 아빠와의 놀이에

계속 보채기만 했다.


결국 울음소리에 깰까 봐

해거름 저녁에 순순이를

데리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엄마 마중이라는 핑계로

데리고 나왔지만

어설픈 걸음 찬바람에

아이까지 감기 걸릴까 봐

노심 초사했다.


매일의 무탈이 얼마나

감사한 나날이었던지

새삼 또 건강의 소중함에

자각한다.


자식을 낳고

부모 노릇 하기 가 쉽지 않지?


직장 생활하랴 아이 육아하랴

부모님 노고가 절로 든다고 하는

아들의 말이 더 가슴이 아팠다.


sos 치기 전에 미리 도착했으니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잠시나마 쓸어내리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늘 대기조로 대기할 수밖에 없구나.










"나는 하루 종일 내가 어떤 행동을 했고


어떤 말을 했는지 되짚으며 검토한다.


나는 자신에게 숨기는 것도


그냥 지나치는 것도 없다.

-세네카 - 희망숨필사 중에서


어느 한순간도 허투루 보낸 시간이 없다.

나이가 들면 더 여유가 생길 줄 알았다.

온몸과 마음을 다 내준 하루

베풀 수 있어서 건강해서

달려갈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귀갓길 황금빛으로 걸린 은행잎이 유난히

반짝이며 위로해 줬다.

가을의 노래 가 들리는 듯했다.





"음악과 인생"

정연복


꽃길을 걸을 때는

라르고(largo)


꽃들과 눈 맞추고 얘기하며

'매우 느리게' 걸어가요


산행을 할 때는

안단테(andante)


하늘도 보고 바람 소리 새소리 들으며

'느리게' 한 발 한 발 디뎌요


일상의 삶은

모데라토(moderato)


게으름과 성급함은 버리고

'보통 빠르기로' 생활해요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는

알레그로(allegro)


재지 말고 멈칫하지 말고

'빠르게' 내밀어요


어쩌다 사랑의 기회가 찾아오면

비바체(vivace)

두려워하지 말고

'빠르고 경쾌하게' 행동해요


인생의 시간은

프레스토(presto)


바람같이 쏜살같이

'매우 빠르게' 흘러가니까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가는 나날이 더


아름다운 나날입니다.


누군가가 기대도 되는 사람으로 살아가리라.


이웃과 함께 성장하는아다나입니다.


일신우일신

날마다 새로워지고

날마다 새로워진다

나답게 꽃 피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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