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의 청설모

2024년 03월 28일

by 로벨리아

아침을 먹고 창문 밖에 보이는 풍경을 감상하다가 나무를 타고 다니는 어떤 생명체를 발견했다.

지난번에 본 청설모보다 크기가 훨씬 작았고 어딘가 행동도 느릿했다.


"깍 깍. 까까까깍!"


"어? 다른 애네. 근데 무슨 일이길래 까치가 이리 울어대지?"


까치 한 쌍이 크게 울어대며 나무 위 어린 청설모를 향해 공중에서 날갯짓을 하며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먹이를 줄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까치의 위협으로부터 구해주는 것뿐인 것 같아,

얼른 청설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저리 가라 워이, 워이! 왜 얘한테 심술이야."


까치들의 성격이 포악하다는 건 예전에 나를 공격하려고 내리쪼려 했던 적이 있어서 익히 알고 있다.

주변에 둥지가 있었던 건지, 나는 그냥 정원을 지나가던 중이었는데 말이다.

심지어 빵이는 몇 번 쪼인 적이 있어서 코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

예전엔 까치를 좋아했었는데 저 사건 이후로는 까치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지난번에 봤던 큰 청설모는 고맙다고 인사하는 듯 어디선가 나타나 근처 나무 밑동으로 다가왔고, 어린 청설모는 엄마를 뒤따라갔다. 아직 어려서 엄마만큼 나무를 잘 타지 못해 뒤처지다가 까치에게 공격을 당한 모양이었다. 청설모 모녀의 상봉을 도와주고 나니 뿌듯하면서도 기분이 참 좋았다.


"잘 가! 다음에, 내년에 또 놀러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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