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

2024년 02월 01일

by 로벨리아

내일 엄마와 아빠 차 둘 다 가져간다는 연락이 폐차업체로부터 왔다.

지하주차장에 갈 때마다 아빠 차를 보면 아빠 생각이 너무 났고,

차 안에 아빠가 타고 있는 실루엣이 상상됐다.

엄마 또한 그렇다고 하셨다. 우리는 차를 볼 때마다 힘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엄마와 아빠의 차를 폐차하기로 했다.

엄마도 차를 쓸 일이 거의 없으셔서 아빠 차와 함께 폐차하기로 결정했다.

둘 다 연식이 오래된 차였기에...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심지어 대학생 때까지도 새벽에 아빠 차를 같이 타고 나가

학교 앞까지 태워다 주셨고, 집에 갈 때도 시간이 맞으면 나를 태워 집에 같이 갔다.

비가 오면 퇴근하는 엄마를 위해 광역버스 정류장 근처까지 엄마를 마중하러 차를 끌고 나가신 아빠.

저 차는 그렇게 엄마와 나를 향한 아빠의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엄마는 예전부터 엄마 차를 팔거나 폐차를 하면 안 되겠냐고 아빠한테 말했다고 한다.

엄마가 일을 다니고 나서부터 엄마 차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고,

겨울철에는 배터리가 방전되기 일쑤였기 때문에 엄마는 차를 없애고 싶으셨다.

그런데 아빠는 이제 차 사주기 힘들다고 하시며 가지고 있으라고 말씀하셨고,

그렇게 그 차는 주차장에 덩그러니 방치된 채 있었다.



"드디어 내일 차 가져간대?"

"응. 다음 주에 말소 처리된다고 하더라."

"그래도 큰 거 하나 정리해서 다행이다.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금방이구먼. 고생했어요 엄마."


두 차는 내일, 서로의 추억이 된 채 우리 곁을 떠나간다.



월, 수, 금, 토 연재
이전 01화강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