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2월 15일
정말 오랜만에, 엄마가 테이크아웃해다 주신 순댓국을 먹었다.
추운 겨울에는 역시 뜨끈한 국물이 최고다.
밥은 필요 없다고 하면 국물을 조금 더 넉넉히 담아주는 집이라,
남은 국물로 내일 아침까지 해결할 수 있게 된 것도 괜해 든든했다.
우리 집 근처에는 음식점이 참 많은데, 왜 하필 순댓국집만 없는지
엄마와 저녁을 먹으며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근처에 추어탕집도 있고, 한식집도 있고, 미역국집까지 있는데... 왜 순댓국집만 없는 거지.
이 동네가 외식 타운이어서 손님 걱정은 없는 곳인데도 말이다.
엄마는
"여기서 가게 하려면 월세 감당하려고 한 끼에 2만 원이상은 받아야 할걸?"하고 말했다.
생각해 보니 그 말도 맞는 것 같았다. 따끈한 순댓국 한 그릇이,
이 동네에선 쉽사리 자리 잡기 어려운 음식이 되어버린 셈이다.
순댓국 한 그릇에 2만 원이라니, 생각만 해도 조금 웃기면서도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이 동네엔 미역국집도 있고 한식 집고 있지만,
유독 순댓국집만 없는 이유가 어쩌면 단순한 시장 논리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그런 계산을 넘어서는 '동네 순댓국집'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 열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오래 끓인 국물 냄새가 골목까지 따라 나오는 그런 집.
가격은 조금 올라가도 괜찮으니, 겨울 저녁에 마음 편히 들러 따끈하게 한 그릇 비울 수 있는 그런 곳 말이다.
아마 그래서 오늘 엄마가 사다 준 순댓국이 더 반갑고, 더 따뜻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퇴근길에 순댓국집에 들러 테이크아웃해다 준 엄마 덕분에, 오늘도 푸근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아, 오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