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성장의 동력으로 바꾸는 법
운동을 하다 보면 누구나 마주하는 순간이 있다. 더 이상은 못 하겠다 싶은, 딱 죽을 것 같은 마지막 순간.
나는 그저 체력이 바닥나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무쇠소녀단 2> 셔틀런 훈련 편을 보며, 그 고통의 실체가 '젖산' 때문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운동, 특히 고강도 운동을 지속하면 근육에는 피로 물질인 젖산이 생성된다. 이것이 제때 제거되지 않고 쌓이면 근수축 능력이 떨어지고 극심한 근육통과 피로가 몰려온다. 중요한 건 코치의 다음 말이었다.
"마지막 단 한 번이라도 더 해내야 젖산에 대한 내성이 생겨요."
이 설명은 다이어트 중인 내게 엄청나게 신선하고 유용한 정보였다. 그저 힘들어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젖산을 몰아내기 위해 더 움직여야 한다니... 그날부터 나는 운동의 마지막 1초를 대하는 태도를 완전히 바꿨다.
변화는 바로 다음 날 하체 운동 때 찾아왔다. 종목은 스쿼트, 시간은 1분. 시작 알람이 울리고 50초를 넘어서자 허벅지 근육이 타들어 가는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
타이머를 흘깃 보니 남은 시간은 단 7초. 이미 다리는 천근만근 무거워져 있었고, 엉덩이는 바닥에서 좀처럼 올라오려 하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아, 이제 못하겠다"라고 타협하며 흐느적거리는 자세로 간신히 두세 번 횟수만 채우고 말았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머릿속에 코치의 말이 스쳐 지나갔다. 지금 내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건 내 나약함이 아니라 '젖산'이다. 여기서 멈추면 지는 거고, 여기서 움직이면 내성이 생긴다.
"젖산 따위에게 질 수는 없지.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어금니를 꽉 깨물고 무거워진 다리에 억지로 힘을 불어넣으며 템포를 올렸다. 신기하게도 평소라면 포기했을 그 짧은 7초 동안, 나는 스퍼트를 올리며 무려 네다섯 번의 스쿼트를 더 해냈다.
겨우 두세 번, 그것도 억지로 하던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젖산'이라는 적을 명확히 인식하고 싸움을 건 순간, 마지막 7초의 밀도가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것이다. 숨은 턱 끝까지 찼지만, 기분만은 짜릿했다.
운동을 마치고 바닥에 주저 않아 거친 숨을 몰아쉬며 깨달았다. 고통의 정체를 아는 것만으로도 그것을 견딜 힘이 생긴다는 사실을. 힘듦의 원인을 명확히 알면, 막연한 두려움 대신 버틸 힘이 생긴다는 것.
신기하게도 그날 이후로 운동뿐만 아니라 일상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살다 보면 도망치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이 불쑥 찾아오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마음속으로 '젖산'을 떠올린다.
근육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와야 비로소 근육이 성장하듯, 지금 겪는 이 시련도 내 인생의 근지구력을 키우는 과정일지 모른다. 지금 내가 힘든 건, 내가 못나서가 아니라 더 강해지기 위해 '인생의 젖산'을 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스쿼트의 마지막 7초를 이 악물고 버텨냈듯, 힘겨운 순간이 닥치면 주문처럼 되뇐다.
"아, 지금 내성이 생기는 중이구나. 이 고비를 넘기면 나는 더 강해져 있을 거야."